송고시간 | 2019-11-18 07:01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 보존…헬레니즘과 인도 불교 만나 탄생
원행스님 "20년만에 다시 봐도 경탄"…한국서 실물 전시 가능성 커져
간다라미술의 총화 석가모니 고행상
파키스탄 정부 초청에 의한 조계종 총무원의 현지 방문이 조금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안다. 파키스탄 정정이 오죽 불안한가? 그에 따라 총무원 역시 그 정정이 좀 안정될 때까지 미뤘으면 했다고 알지만, 어떻든 당초 예정대로 현지를 가게 됐다.
우리 공장에서도 종교 담당 기자를 동행 취재케 했는데, 파키스탄 정국을 고려할 때, 보내야 하나 말아아냐 하나 한순간 고민은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갔으면 했고, 실제 그리 되었으니, 양정우 기자가 갔다. 가기 전에도 현지 통신사정이 좋지 않아 현장에서 바로 기사를 쏘는 일이 어찌될지 모른다 해서 내심 다녀와서 정리를 해야지 않나 했지만, 그런대로 악조건을 뚫고서도 현지에서 기사를 보내온다.
내가 이번 출장을 갔으면 했던 이유는 실은 역설적으로 파키스탄 정국 때문이었다. 지금도 파키스탄이 무슨 여행 적색국가인지 뭔지 그런 식으로 분류되지 않나 싶기는 한데,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과 더불어 간다라미술 본고장이며, 더불어 그 연원을 더 거슬러올라가면 모헨조다로가 대표하는 인더스문명, 일명 하라파문명 최중심이기도 하다.
석가모니 고행상을 실견하는 조계종 방문단.
그럼에도 여러 이유로 줄곧 우리 언론에는 계속하는 정정 불안으로 쉽게 손을 내밀지 아니했다. 이번 방문은 조계종 총무원이 피초청자이므로, 대개 이슬람과 불교간 종교화해 혹은 교류를 필두로 하는 이른바 종교간 대화와 더불어, 간다라미술이 대표하는 불교미술의 시원을 찾아가는 길이 양대 축을 형성한다. 우리 공장으로서는 파키스탄 관련 현지 취재가 거의 없었으니, 이참에 그런 불만 혹은 결핍도 보완할 수 있고, 더구나 간다라미술품 역시 이참에 제대로 현지 촬영이라도 해서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보완했으면 하는 그런 욕망이 나한테는 있었다.
기대 대로 이틀째가 되어 기자가 파키스탄 제2도시 라호르에서 간다라미술이라 할 때면 언제나 떠올리는 그 불상, 석가모니 고행상을 직접 실견하고, 그 생생함을 담은 장면들을 포착한 사진까지 첨부해 보내왔다. 나는 이것만으로도 이번 파키스탄 출장이 거두어야 하는 성과의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본다. 내가 오랜 문화재 담당 기자 생활을 했다 해서, 관심이 그쪽으로만 쏠렸다 해도 그렇지 않다 반론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런 세계사적으로 유명한 유물 혹은 유적은 우리 눈으로 실견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석사모니 고행상에 합장하는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
기사 본문에도 언급했듯이, 간다라미술을 대표하는 이 석가모니 고행상은 내가 일선 중고교에서 세계사를 배울 적에도 항용 빠지지 않고 소개되곤 했다. 지금도 그러한지 내가 자신은 없으나, 간다라미술하면 곧 저 불상이라 할 정도로 상징성이 무척이나 높다. 물론 국내에서도 저런 간다라미술품을 실견할 기회가 작지 아니해서 국립중앙박물관에도 그런 면모를 엿보게 하는 간다라미술품이 전시 중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저 고행상만 하겠는가?
부디 무탈하게 나머지 취재까지 마치고 귀국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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