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역행하는 권인하, 그리고 이광조는 어디에?

'천둥호랑이' 권인하, 26년만에 음악순위 프로그램 출연

송고시간 | 2019-11-17 20:31

권인하

뭐랄까? 그냥 단순히 옛날 노래 우라카이 하는 일을 리메이크remake라 편하게 하자. 

보통 이런 리메이크는 젊은 가수가 선배 가수들 노래를 자신의 창법을 비롯한 다양한 변주를 곁들여 재가공하는 일이어니와, 이런 리메이크가 이전엔 크게 각광받지는 않은 그런 느낌이 있다. 아무래도 순수 창작은 아닌 까닭일 터다. 

권인하라고 하면, 내 세대에는 강인원, 김현식과 같이 부른 '비 오는 날의 수채화'가 대표하는 그런 옛날 가수지만, 내 세대 감성을 대변하는 그런 가수이기도 했다. 이들이 나보다 연배는 좀 높긴 하나, 그네들이 우리 시대의 감수성을 담은 노래를 불러제꼈기 때문일 것이다. 

한데 권인하는 이런 시대 흐름을 역류하는 그런 움직임을 보인다. 1959년생이니 올해 환갑인 그는 요즘 한창 잘나가는 아이돌 스타들 노래를 불러제끼고, 그것이 이런저런 통로로 나름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는 모양이라, 저 소식을 통해 유튜브를 통해 두어개 맛배기를 하니, 그런 대로 독특한 맛이 있다. 

리메이크는 젊은 가수들만이 독점하는 것은 아니라 하지만, 권인하처럼 한시대를 풍미한 '뮤지션'이 아이돌 노래를 들고 나오기는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밑져야 본전 아니겠는가? 산통 깬다 하면 할 말이 없지 않겠는가?

이는 견주건대 조용필이 방탄소년단 노래를 부른다는 건데, 하긴 그러고 보니, 조용필이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고, 다른 방식으로 협업이 불가능한 것도 아닐 터이니, 외려 나같은 구닥다리 세대는 그런 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우리 공장 저 기사 말미에는 권인하가 1985년 이광조의 '사랑을 잃어버린 나'를 작사·작곡하며 데뷔했다는 구절이 있거니와, 그보다 활동은 훨씬 빠를 듯한데, 암튼 공중파 방송 기준? 뭐 그런 걸로는 그렇게 통용하나 보다. 저 구절을 맞닦뜨리고는 그래 이광조 라는 사람이 있었지? 그 독특한 창법이 한때 낙양의 지가를 올리기도 했거니와, 그러고 보니 광조 형은 요즘 어디 가서 뭐하고 계시는지 궁금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