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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폼페이, 앉히지 못한 체증 vs. 가라 앉힌 체증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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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테 각인한 폼페이는 이것이다. 다크 헤러티지 dark heritage? 뭐 외국 사람이 쓰니 있어 보인다 해서 그걸 수입해다가 써먹는 꼴이 근자에 있었지만 그 맥락에서 폼페이야마로 다크 헤러티지 전형이다. 제발 줏대 있는 헤러티지학을 했으면 싶다.



이집트가 그랬듯이 이 폼페이란 친구도 나한테는 체증과 같아 언제나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나는 학습방향이 거꾸로인 편이라 가기 전에 먼저 공부하지는 않는다.

일단 부대끼고 나서 추후 내가 필요한 것들을 보완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막상 그걸 대했을 때 놓치는 것이 많은 단점이 있지마는 한편으로는 내 눈으로 생경함을 타파해가는 과정을 즐긴다.


이 보도블록을 잘 살피면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연상이 인다. 수레바쿼 자국? 그건 개돼지가 하는 일이다.



견주자면 연역법과 귀납법 차이인데 나는 후자인 편이다.

이 폼페이야 얼마나 명성이 높은 고고학 유산인가?

그 중요한 발굴소식을 나 역시 자주 전하는 편이지만 현장감이 없으니 무슨 감흥이 나한테 있었겠는가?

오늘 거의 하루를 투자해 거의 뛰기 수준으로 돌았지만 그 거리 기준으로 통과한 지점이 오분지 일이나 될랑가?

그만큼 폼페이는 졸라 광활했다.


이 원형극장이 도시 구역 한 쪽 귀퉁이를 차지하는데 이는 도심을 정죄한 콜로세움과는 다르다. 도시 구획이 완성된 이후 할 수 없이 찾은 구역이리라.



이곳 발굴소식으로 이태리 고고학은 존재감을 끊임없이 각인하는데 오늘 돌면서 두 군데 발굴현장이 동시상영 중임을 확인했으니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렇게 파제끼면서 이태리 고고학은 끊임없이 필요성을 호소하니

그 폼새 보건대 폼페이만 해도 향후 수백년은 저 꼴로는 고고학 장사를 할 듯하니 오늘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국가기관이 국민세금으로 천지사방 파제끼다 못해 눈알이 충혈한 우리네 국립문화재연구원과 산하 지방연구소들이 오버랩한다.

오기 전엔 로마제국 어느 지방 도시거니 했지만 눈에 드러난 이천년 전 이 도시는 한껏 위광을 누린듯 적어도 시티월이라는 도시공간 구조 내부는 극성을 구가한 부자 도시 딱 그것이었다.


중간 중간 대로 턱을 만들어놨는데 그렇다면 수레는 어찌 지났을까? 그 비밀은 함께 발굴된 수레바퀴를 보면 풀린다. 바쿼가 열라 크다. 가랭이로 지났다.



이 정도 부를 축적한 힘이 도대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바다를 접한 지정학 위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서북쪽으로 거대한 베수비오산이 결국 재앙을 불러오긴 했지마는 그것이 턱 하니 버티고선 기슭을 따라 바다를 코앞에 두고 이 도시는 망하기 직전 사치의 극성을 구가한 모습을 그대로 남겼으니 해상 무역이 그 힘의 원천임은 쉽사리 짐작한다.

로마로는 육상 교통이 어찌 연결되었는지 앞으로 살필 문제겠지만 테르미니역을 출발해 나폴리를 거쳐 현장에 닿으면서 줄곧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구글지도를 펼쳐 보아야겠지만 그 전면으로 트인 바다 저 건너편을 따라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쳤더라.


간선도로 아닌가 한다.



첫눈에 들어온 인상은 이 도시가 계획도시 아니었나 하는 강한 심증을 굳게 한다.

자연발생으로 자연히 성장한 도시라면 있을 수 없는 완연한 도시구조라 설혹 발생 태동 단계에서는 자연이었다 해도 그 중간 어느 시점에 대대적인 도시계획 정비가 있었음은 분명하다.

눈대중이나 도시가 권역별로 확실히 공간분할이 이뤄졌다.

이건 내 짐작이 틀림없으리라 본다.


나한텐 모두 돈으로 환산한다. 도대체 얼마야?



도시의 발생과 태동 변화 성장을 우리는 역설적으로 일순간에 폭망함으로써 추단할 근거를 찾게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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