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야 천만을 헤아리는 서울이라는 인상이 아주 강해서, 적어도 그 나라를 대표하는 수도 정도라면 천만 정도는 살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 혹은 선입 같은 것이 있고, 또 실제로 봐도 세계 유수하는 수도는 대체로 천만 언저리를 왔다갔다 한다.
이 경우 우리가 통계치에서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우리야 서울이라 하면, 그 확실한 구역이 단일해서 하나로 친다. 다시 말해 서울 자체만을 보면 둘로 가르지는 않아서 서울이면 강남이나 종로나 용산이나 도봉이나 금천이나 다 같은 서울이라는 같은 바운더리라는 단일 의식이 확고하다. 물론 내부로 들어가면 종래 서울이라 하면 보통은 종로 중구 동대문 정도만을 의미했다.
한데 우리네 서울을 작금 여당발 서울 영역 확대가 아연 그 가타부타를 두고 아연 논의가 활발하지만, 또 하나 잊어서는 안 되는 점이 그 비대화가 걷잡을 수 없으니 이른바 수도권이라는 개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수도권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가 문제가 되지만, 지금 논란 중인 시발점은 김포지만, 김포야 그런 대로 서울 기준으로 그 접점에 바운더리라 할 만한 공터 비스무리한 경계선이라도 있지만, 다른 서울 인접지역은 솔까 어디가 서울인지 어디가 비서울인지 구분이 되는가?
이 수도권을 포함한 서울 인구는 물경 2천만, 2천500만을 헤아린다.
그런 까닭에 각종 통계치 혹은 그에 기반한 각종 순위표에 보이는 인구별 도시 순위 이딴 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런 도시 인구를 생각할 적에 서구의 경우 조심해야 할 점은 앞서 말하는 수도의 저 두 가지 층위가 거의 다 명확히 법적으로 갈라진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우리 기준으로 서울이라는 곳과 그것을 둘러싼 수도권이 저쪽에서는 명확히 법적 제도적으로 갈린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른바 메트로폴리탄 시티 개념인데, 이게 따로 있다.
예컨대 프랑스 수도 파리 Paris 의 경우, 인구가 2023년 기준 210만2천650이라 해서, 에게게 인천 대구보다 적네 하겠지만, 이건 파리라는 좁은 구역 하나를 말할 뿐이며, 메트로 영역으로 가면 물경 1천300만을 헤아리는 초거대 도시다. 런던 베를린 다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저네들이 말하는 메트로가 우리의 수도권에 그대로 합치하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데 비교의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한다.
저짝은 메트로 개념이 법적으로 확실히 따로 있지만, 우리의 수도권은 관념에만 존재할 뿐이다.
다만, 우리가 조심할 것은 저짝 도시들 인구를 볼 적에는 항상 저 메트로 기준을 함께 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로마는 어떤가? 로마 역시 저런 두 가지 층위가 따로 있어, 우리로 치면 광역과 기초지차체 중간쯤에 해당하는 코무네 comune 라는 기준이 있어, 이것이 전통적인 관점에서 시내 중심부를 말하며, 이 기준에서는 면적이 496.1 평방미터에 거주 인구는 286만명 정도라 적어도 인구 기준으로 보면 우리네 딱 인천 정도다.
저 코무네 기준으로 서울과 비교한다. 위선 서울은 면적이 605㎢라, 로마보다 약간 크다. 그런 땅에 천만에 득시걸거리니니 이건 시루 수준이다.
한데 이태리 지방행정 체계는 우리랑 비교해서 또 하나의 특징이 있으니, 우리네 지자체 행정과 비교해서 광역에 해당하는 개념이 레지오네 regione 라, 영어에도 깊이 침투한 region과 뿌리가 같은 이 존재가 우리네 광역지차체에 딱 해당한다고 보아 대과가 없다. 이를 아마 주州정도로 옮기는 듯한데, 그보다는 우리네 개념으로는 道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광역 지방행정에서 우리는 몇 개 대도시를 특별시니 직할시니 해서 따로 떼어내 道와 병렬케 한다. 다시 말해 면적으로는 특별시나 직할시가 훨씬 작으나, 그 위상은 道와 병렬하며, 실상은 그 시장들은 도지사 보다 앞서는 게 아닌가 하는 인신론상 특징이 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보면 우리랑 다른 점을 또 하나 지적하면, 로마는 이탈리아 수도이면서, 그것을 포함하는 라치오 Lazio 라는 레지오네 주 수도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로 치면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이면서 경기도청 소재지이기도 한 것이다.
하긴 이 점이 독특하다 하지만, 우리도 이 과정이 정착하기까지 숱한 곡절이 있었으니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구는 경상북도, 대전은 충청남도 도청 소재지였고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부산도 경상남도 도청 소재지였던 때가 있지 않았나 한다.
이태리 프로축구 1부리그를 세리아 아 Seria A 라 하거니와, 이는 영어로 이해하면 Seris A 라, 보통은 강력한 경제력을 구축한 북부 프랜차이즈 클럽, 예컨대 토리노를 기반으로 삼는 유벤투스나, 밀라노는 근거로 삼은 인테르 밀란 혹은 AC 밀란이 전통의 강호로 취급되거니와, 이 리그에서는 이상하게도 로마 기반 클럽들이 기를 제대로 펼치지 못한다.
이 틈바구니를 헤집고 들어간 것이 지난 시즌 SSC 나폴리였다. 김민재가 활약했다 해서 아연 관심이 높아졌거니와, 나폴리를 기반으로 삼는 클럽이 세리아 아를 제패하기는 마라도나가 활약한 그 시절 나폴리 이래 처음이었으니, 얼마나 이쪽에서 광분했겠는가?
로마를 기반으로 삼는 클럽으로 알려진 저명으로 AS 로마와 라치오가 있으니, 전자는 무리뉴가 감독하면서 설왕설래하고, 후자가 로마 기반이라는 사실은 좀처럼 일반에는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라고 본다.
얘기가 너무 옆길로 샜다. 암튼 로마는 인구 280만 이라 하지만, 이건 실상 중심부 인구를 말할 뿐이며 그렇다면 이곳 역시 메트로 개념이 있는데, 이 경우는 어찌되는가? 이 광역 로마를 치타 메트로폴리타나 디 로마 Città Metropolitana di Roma 라 한다는데, 이곳에 상거하는 주민은 435만 명 정도라 한다.
지금의 체제가 정비하기는 2015년 1월 1일이라 하니, 이때 아마도 관련 헌법이 개정되지 않았나 싶은데 그 안에는 코무네가 121개가 있다 하며, 면적은 2천71 평방킬로미터라 한다. 우리랑 비교하면 1천849km² 라는 제주도와 거의 흡사하다 보면 되겠다.
이를 보면 로마는 서구 유럽 대도시들, 런던이나 파리 혹은 베를린 같은 데보다는 아주 적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이는 이탈리아라 하지만 그 역사적 연원에서 찾아야 할 성 싶다. 이탈리아를 단일한 개체로 인식하나, 이태리는 실상 내 기준으로는 통일된 적이 없다. 흔히 로마시대를 이야기하나, 그건 로마제국 판도에 지금의 이탈리아 전체가 속한 데 지나지 않고, 이태리는 언제나 따로 놀았다.
나는 150년 전 이태리가 통일될 적에 왜 연방제로 가지 않았느냐를 의심하거니와, 미국이 연방제임을 우리는 잘 알지만 독일이 지금도 연방국가라는 사실은 곧잘 망각한다.
속성으로 보아 이태리는 연방제로 갔어야 했다. 이 연방제적 특징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수도권 집중을 덜 부른다고 본다.
특히 중남부에 대한 북부의 고질적인 우월의식이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 있다고 보는데, 나야 피상하는 관찰자에 지나지 않지만, 당분간도 로마는 그렇게 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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