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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학술대회 보도자료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가?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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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하는 쪽에서도, 그리고 기자들 기준으로도 자칫하면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는 기사가 학술대회라, 이 학술대회는 그 자체가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기 십상인 까닭이다. 

기왕 하는 학술대회, 어찌하면 조금이라도 더 언론을 통해 홍보하며, 이를 통해 기관 존재감도 증명하며, 나아가 발표에 나서는 사람들을 상품화해서 팔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내가 보건대 각 기관에서 배포하는 보도자료 중에서 학술대회 개최 소식 만큼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고, 하라 하니깐 할 수 없이 한 티가 팍팍 나는 경우 드물다. 

막상 그런 보도자료 받아들면, 이걸 왜 홍보하려 하는지 알 수가 없는 일이 대부분이고, 그걸 배포하는 기관이나 담당자도 할 수 없이 기록이 남기기 위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절감한다. 

그렇다면 이런 보도자료를 어찌 준비하고 작성해야 하는가?
 

고화질 도판은 보도자료의 필수 데코레이션이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야마를 잘 잡아야 한다. 이 학술대회가 왜 어떤 점에서 중요한지를 기자님들한테 설득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그 짧은 보도자료에서 충분히, 그리고 제대로 구현해야 한다. 

언론은 생득으로 클리쉐를 증오한다. 그 학술대회 혹은 그 발표자가 주장하는 요지가 이른바 교과서적이면 전연 뉴스가 되지 않는다. news란 somethoing new를 말하는데, 교과서적이란 전연 뉴하지 아니한 것을 말하니, 이런 걸로 누가 보도를 일삼겠는가?

상품다운 상품을 내놓고 팔 생각을 해야지 않겠는가? 한데 학술대회 보도자료를 볼짝시면 거개가 하나마나한 내용으로 일관하는 내용을 새삼스런 것이라 내세운 것들이 열개 중 아홉개다. 

둘째 고화질 도판 제공이다. 이 점이 곧잘 망각되곤 하는데, 문화재청의 경우에는 내가 부단히 노력하고 싸워서 많이 시정된 편이기는 하지만, 여타를 보면 형편없기 짝이 없어, 그런 도판을 첨부하지 않는 데가 열중 아홉이고, 그나마 제공하는 도판도 성의없기가 처삼촌 묘 벌초하는 듯해서 구질구질하기 짝이 없고, 또한 생뚱맞기가 짝이 없어 도대체 이런 사진을 왜 보냈느냐는 반론에 직면하기 일쑤다. 

도판은 해당 학술대회 성격을 잘 보여주는 적확한 주제 소재를 담아야 하며, 무엇보다 고화질이어야 한다. 

요새 보도 경향 봤지 않는가? 도판이 첨부되지 아니하는 기사가 없다. 도판 없는 기사는 쓰지도 않는다. 물론 이런 도판은 성격에 따라 언론사 자체에서 그네가 구축한 DB에서 적절한 자료를 찾아 쓰기도 하고, 요새는 그래픽을 가미하고, 영상까지 덧붙여 서비스한다. 왜? 뉴스도 장사인 까닭에 저런 도판 영상이 있고 없고는 그 기사의 상품성을 결정하는 까닭이다. 

이를 준비하는 쪽 사정을 보면, 실상 그 기관장이나 부서장은 손을 놓다시피 하고 실무진한테 맡겨버리는 일이 대부분인데, 하긴 뭐 학술대회 준비하면서 기관장이나 부서장이 사사건건 개입하는 경우 치고 제대로 된 경우도 못봤다. 저네들은 차라리 없는 것으로 치는 게 낫다. 왜? 지가 중요하다 여기는 것들이 이미 새로운 세대에는 구닥다리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문제는 실무진. 이 실무진 사정을 보면 이른바 전문성이 없는 단순 홍보기관 요원인 경우가 태반이고, 또 전문성이 있다 해도 위에서 짓눌려 개성을 발휘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며, 또 무엇보다 전문성 있다 해도 그가 생각하는 내용과 발표자가 생각하는 핀트가 어긋나는 일이 아주 많아서 자칫하면 주최측과 발표진 사이에 대판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저와 같은 일들을 피하면서, 학술대회 자체를 빛내게 하기 위해 실무진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초록 수합이다. 

해당 발표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을 필자만큼 아는 사람 없다. 이 초록이라고 하니깐 논문 초록 비슷하게 생각하는 일이 많는데, 천만에. 학술대회 보도자료가 어찌 초록으로 가늠되겠는가?

또 초록이라 하지만, 그런 으레하는 초록만 훑어보다가 주최측에서는 쥐가 나기 마련이다. 

학술대회를 준비하는 쪽에서는 당연히 초록을 요구해야 하는데, 그 초록은 앞선 글에서 말한 대로 한 패러그래프로 축약해야 하며, 아무리 길어도 세 패러그래프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 초록들을 근거로 해당 학술대회가 내세울 간판을 정하는 일은 오로지 주최 측 몫이다. 바로 이에서 학술대회 성패가 결딴 난다고 봐도 좋다.

그 초록들을 보면서 가장 파급력 있을 만한 주장 혹은 팩트 제시를 보도자료는 이른바 야마로 간취해 작성해야 한다. 

객설이 길었다. 참고로 2013년인가? 내가 작성해 배포한 어느 단체 학술대회 보도자료를 사례로 링크한다.

이것이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말은 하지 못하겠지만, 이 정도 성의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모든 사업은 홍보에서 시작해 홍보에서 끝난다. 홍보는 그만큼 중요하다.

홍보는 죽은 사업도 살린다. 그 홍보는 결국 콘텐츠 전쟁이다. 

 
2013년 文文 학술대회 보도자료
 

 

2013년 文文 학술대회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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