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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한국의 일제시대는 놀고대학생이 나와야 하는 시기

by 초야잠필 202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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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필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놀고대학생을 팔자좋은 시대, 낭만적인 시기, 이런 다양한 시각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동아시아 산업화 국면에서 놀고대학생이란 고학력자가 필요한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대학을 증설하면서 

대학의 질절 수준이 양적 팽창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나오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대졸자가 양산되지만 이들의 기억에는 4년 내내 친구들과 인생을 논하고 술 마신 기억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사회에 대한 비판적 방관자로서 좌파적 시각을 갖게 되는 시기도 이 시기이다. 

일본의 메이지시대 산업화 국면에서 이런 고학력자 풀이 대거 출현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데, 

의외로 이 사실은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각설하고-. 

필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한국의 일제시대란 바로 이러한 놀고대학생이 무더기로 나와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국가가 수준 이하의 대학이라도 어쨌건 증설하고 부실 고등학생이라도 만들어 대학생을 만들어 놔야 그들이 산업화 근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전술한 메이지시대에 출생한 세대가 바로 이러한 사람들인데 
이들은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마다 입학자격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전술한 아키야마 사네유키의 형으로 러일전쟁 당시 일본기병을 이끌었던 아키야마 요시후루 秋山好古(1859~1930)의 젊은 시절 행적을 보자. 



그는 출신 번에 설치된 번교 출신으로 목욕탕에서 인부로 일하다가 16세 되던 해에 오사카로 나와 학비가 필요 없는 오사카사범학교에 입학했다.

이 학교는 20세기 일제시대라면 소학교를 졸업했어야 입학할 수 있는 학교인데 우리로 친다면 동네 향교 정도 다니던 친구가 입학자격도 없이 훌러덩 입학을 했던 것이다.

뭐 굳이 이야기 하자면 "그 시절에는 다 그랬다"가 되겠다. 

그러부터 1년 만에 사범학교를 졸업하고는 소학교 교사를 1년하다가 그만두고 이번에는 그때 막 생긴 육사에 입학한다.

육사에 입학했을 당시 그의 정규교육 경력은 사범학교 1년이 전부인 것이다. 그리고 다시 2년 만에 육사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육사 졸업 때까지 정규교육 3년이었던 그가 일본 육군대학을 졸업하고 그 후 프랑스 사관학교 유학까지 국비로 하게 된다는 말이다. 

메이시 시대에는 이런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1890년대 일본육군 소좌였던 아키야마 요시후루 秋山好古(1859~1930). 정규교육 3년이 전부였던 그가 2년제 육사 졸업 후 육군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 유학까지 간다. 재미있는 것은 그는 일생동안 자기가 학비를 내고 공부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모두 공짜인 국비학교만 찾아 다녔기 때문이다. 메이지시대 인재양성책의 직접적 수혜자였다고 할 만 한데 결국 그는 러일전쟁시대에 일본 기병으로 러시아 코자크 기병을 격파함으로써 이에 보답한다. 그는 육군대장까지 진급하고 예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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