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이전에는 안 그랬다. 일찍 승진해서 무슨 기관장을 하는 사람을 두고서는 일찍 짤린다는 걱정 혹은 저주가 압도적이었지만, 요새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게 웃겨져서
한 번 장을 해 먹는 놈은 계속 長만 해 먹는 시스템으로 고착화하니
그래서 요새는 아득바득 나이 상관없이 일단 장이 되고자 발악한다.
주변 봐라. 무슨 관장이니 소장이니 원장이니 한 번 해 먹은 놈들은 계속 이런 자리만 전전한다. 언제까지?
죽을 때까지 장만 주구장창해댄다.
가장 불쌍한 놈은 실무자.
이 실무자가 주사니 학예사니 해서 들어가서 바득바득 무슨 과장 기어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년 30년이라, 장 한 번 못 해보고 퇴직하는 사람 부지기라.
문제는 이런 사람은 결코 장을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과장으로 퇴직하면 영원히 과장이고 그냥 학예연구관으로 퇴직하면 영원한 연구관에 지나지 않는다.
실무자는 절대로 그 기관 장을 하지 못하는 사회로 한국사회는 고착화했다.
그래서 약삭빠른 놈들은 아예 중간에 과장급 어간에서 공무원 생활 때려치고 냅다 교수 같은 자리로 튀었다가 나중에 장으로 귀환하곤 한다.
신판 골품제 사회라 할 만한데, 이를 부채질한 것이 공모 제도다.
정부가 주도한 이 공모제도는 허울만 그럴 듯해서 능력있는 민간 인재 영입을 내세우지만, 능력?
그딴 건 아무런 관계없고 오직 그 인사권을 지닌 자들과의 친분 관계에 따른 분배에 지나지 아니해서
생판 선생질만 하던 놈이 어느날 느닷없이 원장 소장 관장이라 낙하산으로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용케도 이런저런 인연이 닿은 놈들이 생판 인연도 없는 기관을 차지하는 일이 다반사라
천거제는 이른바 민주사회의 절대 패악이다.
이걸 정치 탓으로만 돌려야겠는가?
내가 볼 땐 이런 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그것이 곧 민주화라 선전한 놈들 탓이 가장 크다.
교육민주화? 그것이 어떤 참극을 빚었는지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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