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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부터 허둥대는 나를 본 마누래가 무슨 일인가 묻기에
"저기 봐라"
했더니 마누래가 티비 화면 비친 노트르담 성당 보며 휘둥그래지며 하는 말이
"저게 왜 불타냐?"
한마디 더 한다.
"접때 파리 갔을 때 저기 가봤어?"
"그렇다"니 이리 말한다.
"그나마 다행이네 안봤음 어쩔 뻔 했어?"
대략 한시간가량 머물며 정신없이 찍은 듯한데 얼마되지 아니한다. 이럴 줄 알았더래면 하루죙일 몇날 며칠 곳곳을 찍어둘 걸 그랬다는 후회가 막급하다.
불타 내려앉은 지붕과 잿더미 숯덩이 범벅인 내부 몰골들을 보니 후회가 구토처럼 밀려온다. 그땐 뭐가 그리 바빴던가?
노트르담을 뒤로하며, 훗날 다시 오마 하는 말 되뇌이며 나는 짐을 싸고 환영받지 못하는 곳으로 떠났다.
이럴 줄 알았더래면, 차라리 너와 함께나 할 것을 말이다.
적어도
적어도
적어도
왜 왔느냔 핀잔은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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