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생가터 한 켠엔 단층으로 기억하는 아담 사이즈 정지용문학관이 있으니 이곳까지 와서 들리지 않을 순 없어 다녀왔다는 도장이나 찍을 요량으로 들어서니
크게 두 구역으로 농가선 그 오른편은 전시관이요 그 왼편은 교육동이라 듣자니 이곳을 전담 운영하는 학예직이 없다 하니 하긴 옥천군이 학예사를 채용한 시점이 충북 지자체 중에선 가장 늦은 2015년이라 하면 근자 겨우 한명을 더 보강해 출근을 준비 중이라 하거니와
그 옥천군 제1호 학예직 강병숙 군 얘기를 듣자니 2026년 생가터와 가까운 지점에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옥천군립박물관 준비를 위해 이참에 채용한 충원이라 한다.
모르는 이들이야 왜 학예직을 두지 않느냐 하겠지만 열악한 재정환경 등등을 고려할 적에 이만큼 온 것도 기적이요 이만한 시설을 꾸려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하겠다.
몇 평 되지 않는 전시실은 항용 이런 전시관이라면 생각하는 그 수준이라 변변찮은 유물이 있을 리 만무하니 사진과 도판 위주로 꾸미기 마련이라 훑기 시작하는데 역시나 그랬다.
한데 중간쯤 지나기 시작하면서 내 눈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눈을 부비기 시작했으니
첫째 정지용을 증언하는 서지학 유물 하나하나가 진품이었고
둘째 갖출 만한 건 다 갖추었으며
셋째 개중엔 초판이 상당수고 잡지는 전질에 가까운 분량을 장착한 까닭이었다.
오잉? 이건 초판이네? 이걸 어디서 누가 구했다오?
오잉? 문장 잡지는 대체 몇권이야? 창간호도 있네? 오잉? 결락본이 거의 없네?
놀래서 그 자리서 시간여행 김영준 사장께 전화 걸어 블라블라라 문장은 전질 영인본이 나왔지요? 네 나왔어요. 이건 지금 구할 수 있어요? 에잇 없어요. 근데 여기 전질이 있는데요? 아 그래요? 영인본이 그렇담 그쪽 소장본을 찍은 건지 모르겠네요 누가 모았죠?
이런저런 얘기 주고받고는 강군한테 물으니 90년대 이 전시관 준비하던 군청 어른들이 인사동 뒤져가며 구했단 얘기를 들었다. 그 분들이 대부분 퇴직하셨다
하기에 그 분들 기억력 감퇴하기 전에 녹취 따야 한다 거들었다.
근대 서지 유물은 근래 가격이 폭등했으니 웬간한 잡지 창간호 혹은 초판은 대부분 억대를 초과한다.
이건 내가 모 기관 유물 감정가 평가액 심사에 서너번 간여하는 바람에 비교적 잘 아는 것이라 그게 벌써 몇년 전이니 아이고 그 기준으로도 이들 서지유물은 수십억을 호가할 것으로 본다.
지용이 간여한 문장이란 잡지만 해도 지금은 전질기준 부르는 게 값이다. 지훈 목월 두진을 발탁한 그 주인공 잡지호들이 고스란하다.
다만 전시방식과 전시관 구성은 아쉽기 짝이 없으니 이거야 차츰 손을 대면 될 일이로대
이미 저작권이 완료된 마당에 앞으로 이 지용문학관이 지용 전집을 전면 웹서비스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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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본 가득해 놀란 정지용문학관 (1) 얼룩배기 황소는 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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