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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백제 금동대향로는 발견 시점이 1993년 12월 12일이다. 이에 직접 관련되는 사람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에 간접 관련되는 사람들이 날짜를 기억하는 방식은 12.12 사태에서 비롯한다.
전두환 신군부가 정승화 육참총장을 몰아낸 그날이 12.12다. 그날 오후 늦게 능산리에서 향로가 발견되고, 그날 저녁 9시쯤에 이 소식을 연락받은 사람들이 있다. 서오선은 당시 국립공주박물관장이었다.
"승님은 발굴단도 아닌데 어째 날짜까지 기억하오?" 했더니
서오선 왈...
"12.12자나. 어떻게 그 날짜를 잊어버려?" 라고 한다.
이날 저녁 연락받은 외부 인사가 또 있다. 윤무병. 그 역시 비슷한 말을 남겼다.
무령왕릉 발굴과 그에 따른 문화재연구소 현지 출장 날짜가 아마 7월 7일일 것이다. 이 날짜를 발굴단원들은 잘 기억한다. 조유전도 그런 사람.
"7이 두 개 겹쳐서 그 날짜를 잘 기억해"
무령왕릉 발견의 빌미가 된 송산리 고분군 배수로 공사를 위해 업체 삼남건설 관계자들이 공주에 내려간 시점은 1971년 6월 21일. 현장 책임자 김영일이 이 날짜를 또렷이 기억하는 이유는 이날이 하필 그의 생일이었기 때문.
남자들은 아마 치매 걸리기 전까지는 군번을 잊어먹지 않는다.
71131676
내 군번이다. 카투사 시험 군번이다.
(2016.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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