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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18세기 문예부흥이라는 착시

by 초야잠필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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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말부터 18세기 말까지는 숙종-영조-정조로 이어지는 세기다.

이 시대를 지배한 세 왕은 어쨌건 한국사에서 명군으로 불리는 분들이다.

조선이 나름의 중흥을 이루어 인문의 부활을 가져왔다는 시기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부분은 이 시기야말로 일본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한 때라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한다.

이 시기 동아시아를 요약하자면 조선이 나름의 중흥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주변 국가의 발전은 더 빠른-.

그래서 19세기가 개막되면 이미 조선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물질적인 면이나 인문적인 면 모두에서 동아시아 2류 국가로 전락해 있었다.

특히 18세기가 중요하다.

영정조 시대를 화려한 문예부흥의 시대로 보는 분도 있지만,
사실 이 시기야말로 일본의 인문적 수준이 한반도를 최초로 압도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18세기를 우리가 잘못 읽은 가장 큰 이유가 뭔고 하면, 바로 숙종-영조-정조로 이어지는 세 왕의 명군론 때문이다.

이 분들이 명군이었냐 아니었냐는 다음 문제이고, 19-20세기 조선의 몰락-쇠락이라는 악성 고리는 이미 이 시기에 시작되고 있었다고 본다.

영-정조 시대 문예부흥론에 가려 우리가 그 사실을 잊고 있을 뿐이다.

글자를 쓰고 있는 조선통신사 일행. 행색으로 보아 관례도 하지 않은 사람 같은데 말을 타고 있다. 뭐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글자 써달라는 부탁에 응하고 있는 듯. 1711년 상황이다. 하지만 인문적 사유도 그 후 18세기 중반이 넘어가면 이미 조선은 일본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17-19세기 에도시대 300년간 일본의 물질적, 인문적 성장속도는 매우 빨랐다. 18세기 중반이 되면 이미 인문적 소양에서도 일본이 조선을 압도하기 시작했는데 그 시기는 우리가 높게 평가하는 영-정조 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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