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박물관장에 김대식 씨…학예직 출신 첫 대학박물관장
김예나 / 2023-01-15 07:33:00
약 25년간 일한 박물관 베테랑…박물관장-교수 겸직 현실 속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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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은 천상 박물관에 미친 사람이다.
모교 사학과 출신으로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까지 취득하고는 1998년 또 같은 대학 부설 박물관에 임용되어 죽 일했으니, 이런 그라고 왜 교수 욕심이 없었겠는가만은,
또, 그 과정에서 왜 환멸이 없었겠느냐만, 오척단신 이 사람이 단 한 번도 박물관 업무를 단념 푸념하거나 주어진 일자리로 만족하는 일을 나는 본 적 없다.
그는 귀잖을 정도로 집요하고 열성이었으니, 내가 저 대학 박물관을 비교적 자주 들르지만, 그때마다 모름지기 연락을 하지 않는 때가 많은 이유는
첫째가 귀찮게 해서, 둘째가 그래서 미안해서였으니,
무슨 말인가 하면, 간다 미리 기별을 넣으면, 모름지기 기다리고는 또 모름지기 착 달라붙어 자신의 손때가 묻은 전시실 곳곳, 유물 하나하나를 너무나 열정으로 설명하는 통해, 그것이 귀잖고, 그것이 몹시도 매번 미안한 까닭이었다.
그만큼 박물관에 미친 사람 본 적 없다.
대학박물관, 오죽 갑갑한 곳인가?
한때 박물관은 종합대학 설립요건 중 하나였지만, 그조차 규제라 해서 없애 버렸고, 지금도 대학평가학목에서는 유사 혹은 라이벌 관계랄 수 있는 도서관과는 달리 쑥 빠져서, 해당 대학은 산하 박물관을 두어도 되고 아니두어도 되지만, 두었다간 괜시리 귀잖기만 한 데라는 인식이 팽배한 지금이다.
그래서 유물구입비 땡전 한 푼 없는 데가 대부분이며, 고작 해당 대학 역사관으로 계우 명백을 유지하는 일이 많다.
근자에야 그 직속상관 혹은 관리감독관청인 교육부도 아닌 엉뚱한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문화재청 지원을 받아 그나마 대학박물관협회니 하는 이름으로 몇푼 용케 얻어걸리면 1억원도 안 되는 돈으로 기획전하고, 도록 만들고 하며 존재감 각인하느라 안간힘 쓰고
또 그런가 하면, 대학박물관은 지탄의 대상이라, 소장품 목록 조사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데가 수두록빽빽해서,
한때 잘나가던 시절, 발굴사업에도 손대 돈 좀 만졌다가 그만 유물 정리, 보고서 작업도 하지 못하다가(안했다!!!! 보고서 비용은 어디다 빼먹었는지 땡전 한푼 남지 않고 사라졌다.)
계우 문화재청 들쑤셔 미정리유물 정리라 해서 적지 않은 예산 타와서는 20년, 30년이 지난 지금 계우 수장고 박스 풀어 선배들이 했어야 하는 일을 까마득한 후배들이 하는 고역에 동원되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이런 일이 오랜만에 박물관 학예실을 벅쩍하게 만들면서 그런 대로 운신의 폭을 넓히기도 하는 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 김대식은 그런 환경변화 아랑곳없이 해야 할 일은 했고, 그 맡은 일은 정말로 미친놈처럼 달라들어 해내곤 했으니,
그런 모습을 볼쩍마다 내가 참말로 왜 저런 사람이 출세하지 못하는 세상인가를 묻기로 했더랬다.
성균관대가 무슨 맥락에서 무슨 의도로 그를 그 부설 박물관장으로 임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혁명적인 발상이며, 대학박물관 역사를 바꾸는 획기다.
왜 모름지기 박물관장은 그 대학 교수 몫이어야 하는가?
각 대학 학칙인가 하는 규정이 박물관장은 모름지기 해당 대학 교수여야 한다고 제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확인한 일부 대학에서는 그런 제한은 없는 것으로 안다.
도서관장도 마찬가지라, 왜 모름지기 문헌정보학과 교수여야겠는가?
도서관은 사서한테 맡기고 박물관은 학예직한테 맡겨야 한다. 물론 반드시 그래야 하는가는 반론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 자격규정도 완화해야 할 것이다.
대학박물관, 나아가 대학 운영에서 비교수 관장 발령은 그 자체로 적지 않은 변화를 보이는 지남자로 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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