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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7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9) 포박당한 고성 이로써 1차 고성 여행은 마무리했지만, 나로서는 여전히 고성이 미답 천지요, 무엇보다 오늘 주제인 공룡발자국 화석에서 국한해 본다고 해도 그 유사 유산 보유라는 측면에서 고성과 사정이 비슷한 다른 지역 사정은 더욱 어두운 까닭에 어떤 점에서 이곳의 그것이 다른 지역의 그것에 대해 비교우위를 갖는지도 단안할 수 없다. 비교없는 자랑은 허공에 대고 지르는 함성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그런 다양한 다른 지역 화석을 경험하지 못한 내가 송구하기 짝이 없다. 다만, 주마간산이 계발한 바가 없지는 않으니 답사기도, 수필도, 여행기도 아닌 어정쩡한 글을 뇌까리면서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느 정도 다했다고 본다. 저 주제를 주최 측에서는 요구했지만, 듣자니 코로나 팬데믹 이전만 해도 이곳 공룡박물관은 연간.. 2020. 9. 21.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8) 상다리 휘감은 칡꽃 그나저나 이 상족암 일대에서 나한테 가장 인상으로 남은 것으로 두 가지를 꼽거니와, 하나는 해변을 따라 한없이 이어지는 나무 데크였고, 다른 하나는 그 주상절리 절벽을 따라 칭칭 몸둥아리를 감아올린 칡이 마침 피어낸 꽃이었다. 해마다 이맘쯤이면 피는 칡꽃은 흰색과 보라색이 엮어내는 오묘한 하모니가 절묘의 극치인데, 때마침 만난 그것은 40년전 유달산에서 바라본 목포 다도해가 그랬던 것처럼 아마도 내가 40년을 더 산다면(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가 언제나 상족암을 떠올릴 때면 마스코트로 각인하지 않을까 한다. 뭐 내가 그랬다고 혹시나 고성군청 녹지과에서 상족암 일대 나무들은 쏵 베어버리고선 설마 온통 칡만 심는 그런 일을 하지 않으리라 확신하기에 칡꽃을 과감히 추천해 봤다. 상족암을 떠나 학성마을 옛 담장.. 2020. 9. 20.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7) 바닷물로 걸어들어간 공룡 미리 기별한 공룡박물관 직원분과 해설사 한 분 안내를 받아 박물관 경내와 상족암 일대를 돌아봤다.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가 이곳에 도착한 때가 오후 3세쯤이라, 이르기를 “지금은 물때가 가장 높을 때라 공룡발자국 화석은 바닷물에 거의 다 잠겨 보지 못할 것”이라는 허망한 비보였다. 이곳에 간다 하니, 근자 이곳을 다녀왔다는 지인, 상족암이 코끼리 다리라고 사기를 쳤던 그 지인이 단디 이르기를 “꼭 백묵을 가져가라. 발자국 화석이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으니 백묵으로 칠해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블라블라했으니, 그렇다고 백묵을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지만 백묵이건 페인트칠이건 할 일은 없었다. 마주한 발자국이라고는 물밑 끝자락에 겨우 걸린 행렬 한 줄에다가 진짜로 상다리 모양으로 생기고 구멍이.. 2020. 9. 20.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5) 주눅한 백악기 병아리도 알을 깨고 나와 처음 본 사람을 엄마로 안다 하거니와, 나한테 각인한 다도해는 목포 유달산에서 내려다 본 그것이 언제나 뇌리에 똬리를 튼 상태다. 한반도 내륙 한복판 경북 김천 출신인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을 통해 난생 처음으로 바다라는 데를 구경했으니, 남원과 광주를 통과해 목포에 이르러 바다를 봤다. 이 수학여생 얘기 나온 김에 여담이나 바닷물이 짜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었지만, 그 수학여행 막바지 코스인 해운대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야 겨우 진짜로 바닷물이 짠지 아닌지를 직접 손가락에 찍어 맛보고선 확인했다. 1995년인가는 쿠웨이트로 공무로 출장 간 일이 있는데, 그곳 바닷물도 손가락으로 찍어 진짜로 짠물인지 시험하기도 했더랬다. 유달산 앞바다가 어떠했는지는 뚜렷한 기억이 없다. 다.. 2020. 9. 18.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4) 달막동산이 선사한 다도해 박물관을 뒤로하고 애초 계획한 목적지 상족암과 공룡박물관을 향해 내비게이션 안내를 그대로 따라 렌터카를 몰았다. 여담이나 나는 마누라 말은 거역해도 내비는 거역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있다. 하긴 초행길에 내비 말을 듣지 않고 어쩔 수 있겠는가? 거리로는 대략 25킬로미터에 30~40분 걸린다는 안내가 떴다고 기억한다. 이런저런 풍광 음미하며, 그러면서도 상족암과 공룡박물관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파천황 방불하는 묘수 같은 아이디어는 뭐가 있을까 라는 심적 압박은 시종 간직하면서 멍하니 차를 몰아가는데, 느닷없이 꼬부랑 고갯길을 달리기 시작하는지라, 같은 고성인데 별의별것이 다 있다는 무념무상에 빠져들기도 했다. 고갯길 정상에 다다라 막 내리막길을 시작할 무렵, 전면에 정자 한 채와 관람대인 듯한 나무 데크.. 2020. 9. 17.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3) 코끼리는 없고 상다리만 직업이 그런 성향을 더욱 부채질해서인지, 아니면 생득生得한 천성이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나는 싸돌아다기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전국 방방곡곡 아니 다닌 데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만 이상하게도 남해를 낀 이곳 경남 고성은 난생 처음이라, 어찌하여 반세기 넘은 인생이 지나도록 이 땅이 왜 여직 미답未踏으로 남았는지 스스로 생각해도 미스터리 천국이다. 그런 내가 마침내 오늘 이 자리를 즈음해, 그래도 현지 한 바퀴 대략이라고 훑어보지 않고서는 자존심이 용납지 아니하는 데다(실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마침 원고를 제출하라는 독촉이 주최 측에서 빗발치기 시작해 기어이 어느 날을 잡아서는 현지답사를 감행했더랬다. 텅 비우고서, 다시 말해 이 고장에 대해서는 부러 그 .. 2020. 9. 17.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1) 거푸 마주한 인연 자치단체명으로 한반도엔 고성이 두 군데다. 둘 다 서울 기준으로는 땅끝이라 하나는 동해 다른 하나는 남해라, 이 중 나는 후자를 향해 이른 아침 길을 나섰다. 팔자에 없는 공룡 잡으러 말이다. 이런 공룡 말이다. 이곳이 쥬라식 파크라 해서 그런 소문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팠다. 교통편이 문제였으니 일단 질러 보자 해서 무작정 남부터미널로 가선 고속버스를 타니 네 시간만에 목적지라며 내려준다. 갈 데로 정한 데는 쥬라식 파크 딱 한 군데였으니 도착할 무렵 오후쯤 들리겠단 기별을 그짝으로 넣고는 무작정 렌터카를 찾으니 다행히 터미널 인근 두어 군데 있다는 안내가 뜬다. 저짝 너머 봉분들이 보이고 이를 관통하는 도로 이름이 송학고분로 운운함을 보니 그 유명한 송학동고분인갑다 직감하며 우선 이곳을 들리니 코로나.. 2020.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