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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잠13

번데기를 쳐먹는 야만, 고역으로 얼룩진 누에농사 우리 집에선 어릴 적에 누에를 쳤다. 이른바 양잠이라는 농업이다. 지금보다 조금 더 지난 시점, 뽕나무가 파릇파릇 이파리를 올릴 즈음이면 씨를 깠다. 그것이 누에로 발전하고, 한창을 쳐먹다가 나중에는 고치집을 짓고 그 안에 들어가 누에는 번디기가 된다. 누에는 방 양쪽 시렁을 치고 그에다가 키웠다. 누에는 온도에 민감하므로 불을 때야했다. 잠은 어디서 자는가? 누에 시렁을 양쪽에 걸친 방 가운데 골에서 잔다. 더러는 시렁 밑에 기어들어가 자기도 했다. 한데 이 누에란 것이 더러, 아니 자주 방바닥으로 떨어졌다. V라는 영화가 있다. 파충류 외계인 영화다. 한데 이 누에가 퍼런 뽕입을 쳐먹어 그것이 터지면 퍼랬다. 푸른 피를 쏟은 것이다. 한데 자다 보면 떨어진 누에가 등때기에 짓눌리고 사방 난리를 쳤다... 2021. 3. 22.
오돌개 모노가타리 《自述》 13 오돌개 모노가타리 2013.06.10 12:09:51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뜻이거니와, 이는 세월의 무상함을 증언하는 상투어다. 이런 말이 태동하고 널리 사용된 중국 본토에서 실제로 뽕나무 밭이 바다로 변한 데는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그런 뽕나무 밭이 댐에 수몰되어 호수로 변한 곳은 여럿이다. 내 고향에서는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지금 이맘쯤이면 누에치기로 정신이 없는 시즌이다. 하지만 온 국토를 통틀어 지금 누에를 치는 곳은 거의 없는 줄로 안다. 친다 해도 아마도 관광용이거나 전통 보존용이 아닌가 한다. 누에는 뽕을 먹고 자란다. 한데 이 뽕이라면 대뜸 이미숙과 大物 이대근이 먼저 떠오르거니와, 식민지시대 이른바 낭만주의 문학 개척자 중 .. 2020. 6. 1.
중국에서 가장 오랜 5천년전 비단 검출 하남성河南省 형양시滎陽市 왕구유지汪溝遺址 출토 옹관甕棺 속 어린아이 두개골에 부착한 직물과 그 아래쪽 토양을 조사한 결과 이것이 뽕나무 껍질을 재료로 하는 비단 견직물임을 확인했다고 중국실크로드박물관과 정주시문물고고원鄭州市文物考古研究院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했다. 이 직물은 현재까지 알려진 유물 중에서 중국에서는 가장 오래된 견직물로 평가되며, 그 제작 연대는 현재로부터 대략 5천300년 내지 5천5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략 거금 4천200~4천400전, 종래 가장 오랜 중국 견직물로 보고된 양저문화良渚文化 전산양유지錢山漾遺址 출토품보다 천년가량 빠르다. 이번 분석을 위해 두 기관은 매련면역검측기술酶聯免疫檢測技術, 곧 엘리사ELISA라는 분석기법을 동원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2017년.. 2019. 12. 5.
누에도, 소도 사라진 뽕이파리 수송동 우리공장 인근엔 목은영당이 있고 그 앞엔 언뜻 수령 백년은 넘었음직한 뽕나무 노거수가 있어 그제까지만 해도 시퍼러둥둥하던 이파리 무성하다가 오늘 보니 모조리 지상으로 낙하해 저 모양이라 간밤에 혹 서리라도 내린 여파 아닌가 한다. 저리 곤두박질한 뽕이파리 쇠죽 끓이고 토끼 겨울 에 먹일 요량으로 쟁여놓기도 했으니 이 뽕이파리 저들 초식동물 환장하는 까닭이라 뽕이파리 말라가는 냄새 독특해 인간한텐 그리 정겹진 않은 편이다. 한창 자라기 시작할 땐 누에 주식이라 하지만 요새 누에치는 사람도 없고 그걸 권장하며 쇼하는 왕비도 사라진지 오래라 더구나 이맘쯤 그 차지여야할 소 토끼도 사라졌으니 시대는 순식간에 그리 와 있더라. 2019. 12. 3.
소 풀고 밭뙤기 그늘에서 먹는 새참 한시, 계절의 노래(319) 봄날 즉흥시 다섯 수[春日卽事五首] 중 다섯째 [송(宋)] 서방좌(舒邦佐, 1137~1214) / 김영문 選譯評 곡우엔 못자리 총총누에는 두 잠 자니 뽕 따는 아가씨들그네뛰기도 그만 뒀네 앞마을에 찾아오는상춘객도 드문 시절 짙은 그늘에 소 풀어 놓고밭에서 새참 먹네 穀雨催秧蠶再眠, 采桑女伴罷鞦韆. 前村亦少遊人到, 牛歇濃陰人餉田. 곡우는 곡식을 살찌우는 비다. 입춘에서 시작한 24절기 여섯 번째에 해당한다. 대개 4월 20일 전후다. 실제로 농촌에서는 곡우에 볍씨를 담그고 못자리를 준비한다. 본격적인 농사철로 들어선다. 옛날에는 양잠도 매우 중요한 농사의 하나였다. 누에를 쳐서 고치를 생산하고 고치에서 실을 뽑아 옷을 만들어 입었다. 누에는 고치를 짓기까지 모두 네 잠을 잔다... 2019. 4. 18.
뽕 따다 찢어진 자주 치마 한시, 계절의 노래(19) 뽕따기[采桑度] 양기 성한 봄날에뽕잎 따는데, 초록 잎은 어찌 저리펄럭이는지 가지 잡고 나무 위로올라가다가 자주 치마 걸려서찢어졌다네 采桑盛陽月, 綠葉何翩翩. 攀條上樹表, 牽壞紫羅裙. (2018.05.02.) 한자 성어에 ‘상간복상(桑間濮上)’이란 말이 있다. 『예기』 「악기(樂記)」에서 유래한 말이다. “복수(濮水) 강가 뽕나무 숲 사이의 음악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음악이다.(桑間濮上之音, 亡國之音也.)” 『한서』 「지리지(地理志)」 설명에 의하면 춘추시대 위(衛)나라 복수 가 뽕나무 숲에서 남녀가 밀회를 즐겼고 그곳에서 음란한 노래를 많이 불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상간복상’이란 성어는 남녀가 밀회하는 장소 또는 남녀가 함께 부르는 음란한 음악을 의미한다. 『시경』의 정풍.. 2018.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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