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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73

이규보 선생, 까만 토끼 해를 謹賀하다 1. 백운거사 생전의 계묘년은 1183년, 그의 나이 열여섯이다. 한창 오세재, 임춘 같은 선배들 따라다니며 술 얻어마시던 무렵이다. 그러니 이 그림처럼 장년의 나이로 묘사한 건 좀 아니라고 할 지도 모르지만, 2023년 계묘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못 그릴 일도 아니지 않을까. 2. 술 마시고 흥이 일면 백운거사도 그림을 좀 그리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잘 그리지는 못했던지 속 시문이나 묘지명에서도 그림 솜씨 얘기 하나 없다. 그래서 족자 속 黑兎가 괴상한 건지도 모른다. 3. Cheers! 2022. 12. 30.
거미줄 걸린 매미를 풀어주며 by 이규보 그동안 좀 격조했는데, 모처럼 짬이 난 김에 별밤 들으면서 한 장 그려보았다. --- 저 교활한 거미는 그 종류가 아주 많구나. 누가 너에게 교활한 재주 길러 주어 그물 만들 실로 둥근 배를 채웠는가. 어떤 매미가 거미줄에 걸려 처량한 소리를 지르길래 내가 차마 듣다 못하여 놓아 주어 날아가도록 했더니 옆에 서 있던 어떤 자가 나를 나무라면서, “오직 이 두 미물微物은 다 같이 하찮은 벌레들인데 거미가 자네에게 무슨 손해를 끼쳤으며 매미는 자네에게 무슨 이익을 줬기에 오직 매미만 살리고 거미는 그만 굶겨 죽이려 하느냐? 이 매미는 자네를 고맙게 여길지라도 저 거미는 반드시 억울하게 생각할 것이다. 매미를 놓아 보낸 것에 대해서 누구든 자네를 지혜롭다 하겠는가?” 하였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이마.. 2022. 12. 8.
부처님, 술 좀 마시고 다시 뵙겠습니다 讀終經一卷 불경 하나 읽기를 마침은 猶似出齋時 齋戒를 마친 때와 같아라 始可親觴酌 이제야 술 마실 수 있거늘 斟來何大遲 술상이 어찌 이리 늦는고 ㅡ이규보 (2015. 10. 8) *** 편집자 주 *** 부처님 육성을 담은 경전을 한 권 다 일고 나니 이때 기분은 마치 재계[齋]를 막 끝낸 때랑 비슷하단 말이다. 경전을 읽을 때는 경건해야 하며 이때는 모든 환락은 절제한다. 술을 끊고 여자도 접촉하지 않는다. 규보가 말하는 재계는 여러가지겠거니와 대표적으로 집안 혹은 국가 제사가 있어 이때는 임금도 심신을 정결히 해야 한다 해서 술을 금하고 육욕을 멀리했다. 술에 쩔어 사는 이규보한테 이는 고통이라 그것이 한시바삐 끝나기만 학수고대한다. 그 심정을 절묘하게 포착한 시다. 2022. 10. 9.
맷돌에 이파리 갈아 말차 드신 이규보 선생 요즘은 '별다방'에 가서 언제건 시켜먹을 수 있는 것이 '말차' 무엇무엇이다. 말차라떼, 말차 프라푸치노, 이젠 말차 슈패너에 말차 아포카토까지 나왔다나. 하지만 말차抹茶 곧 가루차는 그리 쉬운 물건이 아니었다. 수확 몇 주 전부터 차광막을 쳐서 그늘에서 기른 찻잎을 말려 줄기와 잎맥을 떼고 가루로 만들거나, 떡처럼 만들어 말린 단차團茶를 떼어내 가루내어야하는데 그 공이 보통 드는 게 아니다. 다른 건 그만두고라도 마른 이파리를 가루내려면, 그 시절에 믹서가 어디 있나? 맷돌에 가는 수밖에 없었다. 맷돌에서 나온 찻잎가루를 완碗에 담아 물을 부어 젓고 다시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는 게 옛날 송나라 때 차 마시던 방법이었다. 일본 다도가들이 다완에 말차를 풀어 젓는 모습을 상상하면 이해가 빠를까. 최승로가.. 2022. 10. 5.
오랜만에 다시 그린 이규보 선생 푸른 옷 입은 작은 아이 하얀 살결 백옥 같구나 굽힌 무릎 무척 공손도 하고 이목구비는 뚜렷하도다 진종일 게으름 용납 안해 물병 들곤 벼룻물 바치누나 난 본디 시 읊음 좋아해 시 쓴 종이 날마다 천 장이라 벼루 마르면 게으른 종 부르니 게으른 종놈 귀먹은 척이라 천 번이나 불러도 답 없으니 목이 쉬어서야 그만두었다 네가 옆에 있어 주고부터 내 벼루 마를 날 없구나 네 은혜 어찌 갚으리오 조심히 지녀 깨지나 말아야겠다 幺麽一靑童。 緻玉作肌理。 曲膝貌甚恭。 分明眉目鼻。 競日無倦容。 提甁供滴水。 我本好吟哦。 作詩日千紙。 硯涸呼倦僕。 倦僕佯聾耳。 千喚猶不應。 喉嗄乃始已。 自汝在傍邊。 使我硯日泚。 何以報爾恩。 愼持無碎棄。 - 권13, 고율시, 중 '녹자연적자' ㅡㅡㅡ 별로 기다리신 분은 없으셨을 줄 압니다. 사실.. 2022. 7. 15.
백운거사 휘호도白雲居士揮毫圖 ***(편집자주)*** 백운거사란 이규보를 말한다. 202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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