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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곡12

시루는 잡곡 소립용이다 앞에서 이 블로그에 소개한 바 있지만, 필자는 쌀과 각종 잡곡을 전부 시루로 쪄서 먹어보았다. 결론은-. 유적에서 나오는 시루는 쌀밥용이 아니다. 잡곡, 그 중에서도 소립. 작은 낱알. 구체적으로는 조나 기장을 찌기 위한 용기다. 과거에 깡조밥이나 깡기장밥을 먹어본 분들도 대개는 쌀밥처럼 끓여 뜸을 들인 조밥이나 기장밥을 드셨을 텐데, 특히 기장밥은 끓이고 뜸을 들이면 맛이 없다. 쪄야 한다. 쪄서 먹으면 낱알도 달고 기름기도 돌아 정말 맛있다. 반면에 시루로는 쌀을 익혀 먹기 쉽지 않다. 특히 현미의 경우에는 더 어렵다. 쌀밥을 단시간에 쪄서 익히기가 쉽지 않아 시루가 곡물취사용기로 쓰인 경우 필자는 높은 확률로 그 용기는 조나 기장 같은 소립 잡곡용이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시루가 나온다? 주식이 잡곡.. 2024. 8. 30.
잡곡농경을 우습게 보는 시각 도작농경은 고도의 농경, 잡곡농경은 초보적 농경이라 보는 믿음이 있는데,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도작 농경 이전에 잡곡 농경, 조와 기장 농사가 조몽시대에 있었다는 것인데, 이것이 어디서 들어왔는고 하면 한반도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계간고고학 166호)정작 야요이 수전 경작 이전에 도대체 어떤 문화가 대륙에서 잡곡 농사와 함께 들어온 것인지구체적으로는 설명도 못하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명백히 밭농사, 잡곡 농경은씨앗만 있으면 뿌려 두면 알아서 자라 수확이 된다는 시각으로 별로 기술 없이도 농사가 된다는 생각이 머리에 깔려 있어, 한반도에서 도래인을 매개로 하지 않고도씨앗이나 기술 전수만으로도 쉽게 농사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바탕에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정말.. 2024. 8. 30.
[조 수수 재배 이야기] 늙어 시집간 조, 참새밥 되기 일보 직전 조가 이삭을 내밀었다. 처음 씨앗 받고, 미리내라는 품종명보고., 밀렛에서 따왔거나 미리내(은하수)처럼 반짝 거리게 많이 붙어서 미리내인 줄 알았다. 씨앗 주신 박기동 님께 여쭤보니.. 미리 내놓을 수 있어(조생) 미리내 라고 한다. 뭔가 허탈... 초여름, 14일 정도 키우고 나갔어야 할 모종이, 날씨가 안좋아, 24일 정도 모판에 있다가 늙어 시집갔다. 키는 작은데 이삭이 나왔다. 베동(벼의 꽃대)이 피기도 전에 수수이삭이 나오기 전에, 조이삭이 올라왔으니, 참새가 살이찌겠구나.ㅜㅜ(벼 수수 기장보다 늦거나 함께 이삭이 올라와야 하는데. 다른 곡식보다 일찍 이삭이 오르면 배고픈 참새들이 다 먹어치운다.) 어쩐다? *** 김포땅 농업에 종사하시는 신소희 선생 관찰기다. 2024. 7. 27.
현대인의 잡곡, 고대인의 잡곡 현대의 농학과에서 가르치는 잡곡을 보면, 주로 밭 작물을 이르는데, 콩, 감자, 고구마, 보리, 밀, 옥수수, 팥, 녹두 등이 된다. 하지만 소위 고대의 잡곡농경이라 하면 이런 작물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보리는 우리 생각보다 도입의 시기가 상당히 늦고 감자, 고구마, 옥수수는 잘 알다시피 조선시대에나 들어온 것이다. 콩, 팥, 녹두 등이 아마 기원이 상당히 올라갈 텐데, 이것도 잡곡농경의 주류로 부상한 적은 없다. 흥미롭게도 고대인의 잡곡농경의 주 작물은 기장, 조, 수수인데 이는 현대사회에서는 작물의 버킷 리스트에서 상당부분 빠져 있으며 보통 이 곡물들에 대해서는 쌀에 섞어 먹는 잡곡으로는 먹어도 거의 잘 모른다. 기장, 조, 수수가 잡곡농경에서 유리한 점은 모두 험악한 기후조건에서도 잘 자라고 .. 2024. 5. 29.
Millet은 쌀보다 열등한 곡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millet을 잡곡이라 번역한다. 이 번역은 정확한 번역이 아니다. millet은 조, 수수, 기장 등 낱알이 작은 곡물을 뜻한다. 쌀보다 더 오래된 작물이다. 게다가 찬란한 황하문명, 그리고 요하문명은 모두 millet가 바탕이 되어 이루어졌다. 이 millet을 잡곡이라 번역하고 쌀보다 열등한 작물, millet farming은 도작보다 후진 농경으로 인식하다 보니 한국이 순수도작 사회가 아니라 혼합농경사회, 고구려 부여, 그리고 십이대영자, 정가와자 등은 잡곡 농경에 기반을 한 사회로 도작과는 거리가 멀다 라고 하면 후진 농업에 기반한 것이라고 폄하한 것이라해서 불쾌해 하는 경우가 많다. 거듭 말하지만, millet은 절대로 쌀보다 열등한 곡물이 아니며, 이 millet에 기반한 고대문명.. 2024. 5. 23.
도작과 잡곡의 결합 최근 나오는 이야기의 하나가, 도작과 잡곡 농경의 기원을 분리하여 보는 것이다. 잡곡 농경은 도작이 본격화하기 전 족보도 없는 원시 농경이 아니라 두 가지 농경이 완전히 별개의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이 두 농경의 흐름이 한반도 어딘가 (아마도 서북부-중부)에서 결합되어 도작과 잡곡이 혼작되는 혼합농경의 형태로 남하하다가 한반도 남부 어딘가에서 다시 도작의 밀도가 더욱 높아지고 이 흐름이 그대로 일본으로 이어져 야요이시대로 발전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잡곡 농경의 기원을 소급하여 따라 올라가면 부여-고구려에 요하 지역의 신석기시대 농경까지 올라간다는 것이고, 도작은 이와는 달리 산동반도-요동반도를 거쳐 유입되었으므로 양자는 한반도 서북부 언간에서 만나 한반도 혼합 농경으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2024.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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