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143

[마왕퇴와 그 이웃-120] 개-돼지-닭 어떤 인구 집단이 이동할 때에는 이들이 농경민이라면 종자를 휴대할 테고, 또 가축도 함께 이동할 것이다. 그런데 종자는 그렇다고 쳐도 가축이라고 해서 모든 가축을 줄줄이 끌고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휴대성이 좋고 인간에 의해 쉽게 제압 가능한 동물들이 이동에 동반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소위 라피타 문화 Lapita culture 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태평양 일대를 식민화한 거대한 인구 이동 흐름을 말한다. 이 이동에서 태평양 여러 섬을 작은 배에 의지해 건넌 용감한 이들 곁에 있었던 가축에는, 개, 돼지, 닭-. 세 종이 있었다는 것은 현재 상식이 되어 있다. 이 때문에 태평양 일대 섬을 방문해 보면 뜻밖에 야생 닭을 만나게 되는데 이는 모두 태평양 섬들을 식민화한 폴리네시안들과 함께 바.. 2025. 5. 5.
안개와 나무: 하세가와 토하구: 송림병풍도 안개낀 산을 오르는 김단장 쓰신 글을 보니,일본의 국보 "송림병풍도松林屏風図[松林屛風圖]"가 생각나 포스팅 해둔다. (솔숲 그림을 넣은 병풍이라는 뜻이니 송림도병풍松林圖屛風이라 해주는 것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 하세가와 토하쿠長谷川等伯[1539-1610]의 작으로 일본 동경국립박물관에 가면 떡 하니 전시되어 있다. (하세가와 토와쿠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하세가와 도하쿠라 해야 한다.)안개낀 속에 어슴프레 보이는 소나무 밭이다. 임진왜란 전후에 그려진 작품으로 일본에서 손꼽히는 산수화의 걸작이다. 실제로 직접 보면 별로인데이 작품은 묘하게 사진을 찍어보면 실견하는 것 보다 낫다. *** 편집자주 *** 저 그림 폼새 보면 추사 김정희 세한도에 대한 지나친 확대 해석이 저.. 2025. 5. 3.
최근의 중국 연구 수준 최근의 중국쪽 고고과학 연구 보고 수준을 보면가히 서구 (미국과 유럽)과 천하를 양분하여 이미 이 쪽 분야에서는 G2의 영역에 들어간 기미가 완연하니, 이쪽 친구들 요즘 논문이 Science Nature를 넘나드는 논문이 거의 달마다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가히 폭발적으로 우선 발굴하는 시료 자체가 세칭 세계 4대 문명이라는 중국 문명의 시료인데다가, 연구의 수준도 최신 기법을 총동원하여 초창기에는 미국 유럽 쪽 연구자와 협동연구로 논문을 내더니요즘은 아예 자기들끼리 탑 클래스 논문을 쏟아내는 형국이라최소한 이 쪽 분야에서는 필자가 보기엔 중국 고고과학은 더이상 한국과 일본이 찝적거릴 수준이 아니다. 필자도 고고학 옆에서 얼쩡거린 사람으로서 십수년 전부터 이런 상황이 전개될 싹을 보았었는데, 그 당시.. 2025. 5. 3.
신석기시대의 농경에 대하여 (3) 올인하지 않을 수 없는 잡곡 농업 여기서 필자가 묻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조, 수수, 기장 농사-. 과연 망라적인 생산 시스템, 다시 말해 조몬시대처럼 농업에 올인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농사가 가능할까? 우리는 잡곡 농사라 해서 이를 우습게 보고씨만 뿌려 놓으면 자란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도작농경과 잡곡농경은 선후관계, 혹은 질적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잡곡농경은 도작농경과 함께 동아시아의 문명을 지탱한 양대 산맥으로, 무엇보다 황하문명이나 요하문명 등도 모두 잡곡농경에서 일어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필자가 보기에, 조, 수수, 기장 잡곡농경이 작동하던 사회는아무리 허접해 보여도 그것이 선택적 생업경제, 즉 농업에 일정 정도 올인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로서조몬시대와는 질적차이가 있는 사회라고 보는데, 왜 이런 생.. 2025. 5. 3.
신석기 시대의 농경에 대하여 (2)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는 한반도 신석기와 조몬 뭐 앞선 내용과 같은 주장을 하는 분들도 나름의 근거가 있을 테지만 필자가 여기서 굳이 그 내용들을 다 살필 생각은 없다.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신석기시대와 조몬시대, 청동기시대와 야요이시대를 대응시키는 시도는 알겠는데, 문제는 신석기시대와 조몬시대의 생산양식이 동일한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겠다. 한국의 신석기시대는 필자가 아는 한 조, 수수, 기장 등 잡곡이 나온다. 다시 말해 잡곡농경이 이미 시행되고 있었던 시대이고, 조몬시대는 지난 수십년 조몬농경론을 입론하기 위해 일본 쪽이 애썼다는 건 알겠는데, 개인적으로 "농경호소인" 정도의 설득력밖에는 없다는 생각이다. 수도작 이전에 이미 잡곡이 한번 도래한 시기가 있었다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잡곡 only의 시기가 과연 조.. 2025. 5. 3.
신석기시대의 농경에 대하여 (1) 파트타임 농업?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농경의 존재는 부정하는 이 없지만 이 농경이 전면적이 아니라는데 의견이 주류인 것으로 안다. 이 주장을 애써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몇 마디만 보태기로 한다. 일본의 경우에 조몽시대를 "망라적 생업경제"라 한다. 한자로 폼나게 썼지만 간단하게 설명하면식량을 얻을 수 있는거라면 다 한다, 라는 뜻이 되겠다. 따라서 숲으로 가서 열매를 따건 사냥을 나가건, 아니면 저들 말대로 조몬시대에 이미 숲을 조성해서 임업 비슷한 걸 했건, 아니면 팥을 재배했건 간에 농사 비스무리 한 것, 임업 비스무리한 것이 있어도 이는 수렵 채집과 별차이 없어 모든 생업은 식량 취득에 목적을 둔 전방위 작업, 이게 망라적 생업경제이다. 반면에 야요이시대는 저들 말에 의하면 "선택적 생업경제"라는 것으로, 한마디로 농.. 2025. 5. 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