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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2420

파라오 람세스2세가 자기 신민臣民을 갈굴 때 by 유성환 기원전 1274년 5월 12일 발발한 카데쉬 전투(Battle of Kadesh)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분께서 주지하시는 것처럼, 이 전투는 서아시아 최강국 이집트와 히타이트가 카데쉬라는 도시를 두고 격돌한 인류 역사 상 최초의 대규모 전면전이었습니다. 또한 당시 이집트 군을 지휘한 람세스2세(Ramesses II: 기원전 1279-1213년)가 히타이트 총사령관 무와탈리 2세(Muwatalli II: 기원전 1295-1272년)의 기만전술에 넘어가 주력부대로부터 고립되면서 상당히 고군분투했다는 것 역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전략적 오판 때문에 적병들에게 살해당할 – 혹은 그보다 더 일이 꼬여 포로로 사로잡힐 – 뻔한 상황을 가까스로 모면한.. 2023. 6. 1.
일란성쌍둥이 왕궁과 왕릉 왕릉은 왕궁이다. 왕궁을 왕릉에 투사하면 둘은 오버랩한다. 둘은 서로에 대한 피사체다. 이 평범하면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키워드 하나가 너무도 쉽사리 무시되곤 했다. 그랜드디자인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2014. 5. 31) 왜 투사하는가? 같은 집이기 때문이다. 무덤은 죽은 사람이 사는 집이다. 이 집이라는 특성이 너무 쉽게 망각되곤 한다. 고고학은 무덤을 파면서도 집을 판다는 생각을 못한다. 내가 보는 거의 모든 고고학도가 그렇다. 이 집을 이해해야 무덤을 더 깊이 파고든다. 물으면 그걸 누가 모르냐 하는 헛소리를 자주 듣는데 그 무덤을 생전의 집과 연결해 이해하려는 시도를 나는 본 적이 없다. 죽은 사람이 사는 집이라는 무덤 정의만 해도 입이 아프게 떠들었더니 이제 겨우 보이기 시작한다. 그 많은.. 2023. 5. 31.
그간 사모은 비싼 책 자랑질(1) 죽은 남편한테 보내는 편지 by 유성환 2017년 저는 《서양고대사연구》 제48집에 ‘ – 위작 역사기술 및 신화학적 분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저는 《카이로 사발》(Cairo Bowl: CG 25375)이라는 텍스트를 인용했습니다. 본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데디Dedi가 이우나크트Iunakht의 소생이자 신관인 인테프Intef에게 보냄 : 병이 난 이 여종 이미우Imiu와 관련하여, 당신은 왜 그녀를 해코지하는 모든 남자(영혼)와 모든 여자(영혼)에 대항하여 싸우지 않습니까? 왜 당신의 대문이 황량하기를 바랍니까? 오늘 그녀를 위해 새롭게 싸우시오. 그리하면 그녀의 집이 다시 일어날 것이며 당신에게는 물이 따라질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집은 무너져 버릴 것입니다. 사람들 중에.. 2023. 5. 31.
300년전 담당 공무원이 증언하는 어살 고기잡이의 고통 병술년 (1706, 숙종 32년 2월 26일) ○ 수부壽夫 외숙부께서 오셨다. 지금 기로소耆老所 어살의 감관監官으로 계신데, 어살이 있는 곳은 인천이다. 어부들의 고기 잡느라 고생하는 실상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바닷가의 조수가 물러나면 바닷물과 물가 언덕의 거리가 수십 리나 되는데 어살은 그 중간에 설치되어 있다. 조수가 밀려와 물과 언덕이 모두 평탄해지면 어살은 까마득히 멀고 드넓은 곳에 잠겨있어 식별할 수 없다. 조수가 물러날 때는 너무나 빨라 순식간에 바로 다 없어지기 때문에 물고기들이 파도를 따라 오르내리다가 모두 어살 안에 걸려든다. 그러면 곧 감관이 격군을 인솔하여 어살로 들어가 거두이 나오니, 세속에서는 이를 '관수觀水'라고 한다. 하루 중에 두 번 조수가 일어나는데, 조수가 밤이나 새벽에 .. 2023. 5. 31.
"집을 지어라" 건축재상 남구만 (병술년, 1706, 숙종 32년 2월) 25일 주동 남 참판 어르신이 견여를 타고 아버지(엄집) 찾아와 밤을 새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가셨다. 남 참판 어르신은 영사 남구만의 9촌 아저씨이다. 남구만 재상의 일에 대하여 남 어르신이 말씀하시기를, "남구만 재상은 집 짓는 것을 좋아하는 버릇이 있어 도처에 집을 지었네. 결성結城(충청 홍성)은 대대로 살던 곳으로 큰 집이 있는데, 구성駒城(경기 용인)의 묘소 아래에도 큰 집을 지었네. 비파담琵潭潭(경기 용인)에도 집이 있는데 물가에 너무 가까이 있는 것을 싫어하여 물가와 거리가 조금 먼 곳에 새로 집을 짓기 시작하였네. 공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수원에도 민가를 사서 종을 두어 지키게 하고, 경성 동쪽 박 사인朴舍人의 골짜기에도 그곳의 수석水石을 좋아하여 초.. 2023. 5. 31.
아기부처와 어린 태양신, 그리고 네페르템 by 유성환 "연꽃은 인도의 고대신화에서부터 등장한다. 불교가 성립되기 이전 고대 인도 브라만교의 신비적 상징주의 가운데 혼돈의 물 밑에 잠자는 영원한 정령 나라야나(Narayana)의 배꼽에 연꽃이 솟아났다는 내용의 신화가 있다. 이로부터 연꽃을 우주 창조와 생성의 의미를 지닌 꽃으로 믿는 세계연화사상(世界蓮華思想)이 나타났다. 세계연화사상은 불교에서 부처의 지혜를 믿는 사람이 서방정토에 왕생할 때 연꽃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연화 화생(蓮華化生)의 의미로 연결되었다. 모든 불보살의 정토를 연꽃 속에 들어 있는 장엄한 세계라는 뜻의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라고 하는 것도 세계연화사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연종보감蓮宗寶鑑》권 8을 보면, “정토에 나서 그 연태(蓮胎)에 들어가 모든 쾌락을 얻는다”라고 했다. 염불로 .. 2023.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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