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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2806

유리건판이 품은 1920년 능산리 사지 부여 나성과 능산리 고분군 사이 계곡에 위치한 능산리 사지寺址는 1991년 이후 비로소 발굴조사가 이뤄져 금동대향로와 창왕명 석조사리감이 대표하는 사비백제사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우뚝 섰다. 당시 시굴조사를 윤무병 선생이 했는데, 이전에는 논밭이었다. 이런 사정은 식민지시대라 해서 다를 바 없었으니, 첨부 사진이 바로 그것을 말해 준다. 이 유리건판 사진은 1920년 조선총독부에서 촬영한 것이라 하는데, 사지를 찍으려 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성 동문을 담기 위한 구도로 포착되었다. 지금의 사지가 어딘지는 단박에 알리라. 계단식 논이 조성된 저곳이 바로 그곳이다. 저 아래 향로와 석조 사리감이 잠자고 있었다. (2017. 6. 8) 2023. 6. 8.
[UNKNOWN EGYPT OFF THE BEATEN PATH] 소하그와 메리트아문 거상 by 유성환 일전에 유재원 선생님께서 소하그Sohag에 서 있는 람세스 2세 딸의 입상이 이집트에서 보신 여인상 중 가장 아름다웠다고 말씀하시면서 그 딸의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보신 적이 있습니다. 현대의 이집트학자들에게는 매우 당혹스럽게도 고대 이집트의 왕실에는 근친혼이 일상이었으며 유명한 파라오들은 자신의 딸과도 혼인관계를 맺었습니다. 신왕국시대 제19 왕조 람세스 2세(Ramesses II: 기원전 1279-1213년) 치세에 공주에서 대왕비가 된 인물은 빈트아나트 1세(Bintanath I)·메리트아문(Meritamun)·네베트타위(Nebettawy), 이렇게 최소 3명입니다. 이들 중 소하그의 람세스 2세 신전에 서 있는 인물상 주인은 바로 메리트아문입니다. 그렇다면 소하그는 어디일까요? 아마도 페친 여러분들.. 2023. 6. 7.
노필盧弼과 [삼국지집해] by 김영문 *** 이하는 삼국지 배송지 주 완역을 앞둔 김영문 선생 페이스북 글이다 *** * 노필은 중국 근현대 시기 정사 [삼국지] 고증과 연구에 막대한 공적을 남긴 유명한 장서가 겸 고증학자다. 그는 1876년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셴타오(仙桃)에서 태어나 1967년 텐진(天津)에서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후베이의 유명한 서원인 경심서원(經心書院)과 양호서원(兩湖書院)에서 공부하고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다. 한 때 중화민국 정부 국무원 비서로 재직하며 정치에 발을 담그기도 했으나, 평생 고서를 모으고 고증하는 훈고 작업에 전념했다. * 노필의 스승 양수경(楊守敬)은 청말 민초 시기에 금석, 서예, 여지, 화폐, 장서 등 부문에서 83종의 저서를 남긴 대학자다. 양수경의 대표저서.. 2023. 6. 4.
파라오 람세스2세가 자기 신민臣民을 갈굴 때 by 유성환 기원전 1274년 5월 12일 발발한 카데쉬 전투(Battle of Kadesh)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분께서 주지하시는 것처럼, 이 전투는 서아시아 최강국 이집트와 히타이트가 카데쉬라는 도시를 두고 격돌한 인류 역사 상 최초의 대규모 전면전이었습니다. 또한 당시 이집트 군을 지휘한 람세스2세(Ramesses II: 기원전 1279-1213년)가 히타이트 총사령관 무와탈리 2세(Muwatalli II: 기원전 1295-1272년)의 기만전술에 넘어가 주력부대로부터 고립되면서 상당히 고군분투했다는 것 역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전략적 오판 때문에 적병들에게 살해당할 – 혹은 그보다 더 일이 꼬여 포로로 사로잡힐 – 뻔한 상황을 가까스로 모면한.. 2023. 6. 1.
일란성쌍둥이 왕궁과 왕릉 왕릉은 왕궁이다. 왕궁을 왕릉에 투사하면 둘은 오버랩한다. 둘은 서로에 대한 피사체다. 이 평범하면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키워드 하나가 너무도 쉽사리 무시되곤 했다. 그랜드디자인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2014. 5. 31) 왜 투사하는가? 같은 집이기 때문이다. 무덤은 죽은 사람이 사는 집이다. 이 집이라는 특성이 너무 쉽게 망각되곤 한다. 고고학은 무덤을 파면서도 집을 판다는 생각을 못한다. 내가 보는 거의 모든 고고학도가 그렇다. 이 집을 이해해야 무덤을 더 깊이 파고든다. 물으면 그걸 누가 모르냐 하는 헛소리를 자주 듣는데 그 무덤을 생전의 집과 연결해 이해하려는 시도를 나는 본 적이 없다. 죽은 사람이 사는 집이라는 무덤 정의만 해도 입이 아프게 떠들었더니 이제 겨우 보이기 시작한다. 그 많은.. 2023. 5. 31.
그간 사모은 비싼 책 자랑질(1) 죽은 남편한테 보내는 편지 by 유성환 2017년 저는 《서양고대사연구》 제48집에 ‘ – 위작 역사기술 및 신화학적 분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저는 《카이로 사발》(Cairo Bowl: CG 25375)이라는 텍스트를 인용했습니다. 본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데디Dedi가 이우나크트Iunakht의 소생이자 신관인 인테프Intef에게 보냄 : 병이 난 이 여종 이미우Imiu와 관련하여, 당신은 왜 그녀를 해코지하는 모든 남자(영혼)와 모든 여자(영혼)에 대항하여 싸우지 않습니까? 왜 당신의 대문이 황량하기를 바랍니까? 오늘 그녀를 위해 새롭게 싸우시오. 그리하면 그녀의 집이 다시 일어날 것이며 당신에게는 물이 따라질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집은 무너져 버릴 것입니다. 사람들 중에.. 2023.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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