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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2298

나정과 나을, 그리고 生 아래 2004년 경주 나정 출토 성과를 다룬 내 기사는 고백하거니와,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심심풀이 땅콩 깨무는 기분으로 가볍게 쓴 글이다. 모든 기사가 심각해야 할 필요는 없듯이, 그냥 이런 유물을 두고 이렇게도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는 그런 생각에서 썼다. 지나치게 가볍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겠지만, 이런 방식으로라도 나정 발굴성과에 독자들한테 눈길 한 번 줄 수도 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심정이었다. 다시 고백하자면, 이후 나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한다. 다시 말해, 상당한 타당성을 지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발굴결과 드러난 나정은 신궁神宮임이 확실하고, 그 신궁은 박혁거세를 낳은 엄마를 주신主神으로 모신 국모묘國母廟임이 확실하다 보는 까닭이다. 다시 말해 저 生은 국모가 시조.. 2020. 8. 11.
을축년에서 경자년으로, 95년만의 대홍수 간지干支로는 을축乙丑이던 1925년 한반도는 홍수로 쑥대밭이었다. 이해 여름 한강 하류 일대 중부지방에는 두 차례 홍수가 있었으니, 1차는 7월 9~12일이었으며, 2차는 이 물이 채 빠지기도 전인 같은 달 15~19일에 일어났다. 이해 7월 7일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이 북상을 시작해 나흘만인 11일에는 서해안까지 진출했으니, 전진이 더딘 점이 피해를 키웠다. 태풍이 발생하기 전 6일부터는 꽤 많은 비를 쏟아부었으니, 장마전선에다가 태풍이 합세한 9~11일은 그야말로 메가톤급 위력을 발휘했다. 10일 하루만 해도 강수량 기준 서울 196.6미리, 의정부 193.7미리를 필두로 남한강 유역보다는 북한강 유역 피해가 극심해 가평 170.0, 춘천 146.3, 홍천 144.6미리를 기록했다. 이런.. 2020. 8. 9.
보湺, 수원水源 확보를 위한 인간의 쟁투 작년인가 김천엘 갔더니 온동네를 파헤쳐 놔서 듣자니 수도를 건설한댄다. 아마 인근 부함댐이나 어디에서 끌어오는 모양인가 싶었지만 더는 알아보지 않았다. 암튼 우리 동네도 단군조선 이래 첨으로 상수도가 2019년에 들어선 것이다. 그렇다면 종래엔 우리 동네는 물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나도 하도 고향 떠난지 오래되어 놔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거니와 두 가지 시스템이 있었으니 먹을물과 빨랫물 공급 시스템이 그것이라 이 두 가지는 수원水源이 달랐다.(농수 공급은 또 다르다.) 당연히 전자는 요새 수질 개념으로는 1급수여야 했으니 깊은 계곡에서 끌어온 반면, 동네 어귀를 타고 흐르는 빨랫물은 동네 앞을 흐르는 강에서 끌어왔다. 저 두 시스템에서 관건은 낙차였으니 고도가 문제였다. 자연상태에서 물은 높은데서 낮은.. 2020. 8. 8.
아파트 찬가 일전에 말했듯이 이런 ㅁ자형 건물 배치는 조선시대 내내 보편적이다. 사대문 안 주거지는 이미 15세기에 이 모양이라 마당엔 바람 한 점 안들어온다. 왜 이랬을까? 택지 이용율 때문이다. 택지는 좁지 인구는 많지 좁은 땅덩이 농가묵다 보니 저리 지을 수밖에 없다. 이를 단숨에 해결한 괴물이 아파트다. 층수를 무한정에 가까이 높이면서 택지 이용율은 비약적으로 증대했다. 아파트는 생각처럼 저주는 아니다. 그것은 돌파였고 혁명이었다. (2015. 8. 2) *** 아파트 찬가가 아니다. 삐딱하게 보기 일환이다. 상식은 의심해야 한다. 아파트를 괴물로 보는 시각을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대략 70년을 호령한 아파트를 밀어내는 새로운 밀물은 또 오기 마련이다. 2020. 8. 4.
봉선대전(封禪大典), 그 기념물로서의 진흥왕 ‘순수비’ 봉선대전(封禪大典), 그 기념물로서의 진흥왕 ‘순수비’ 김태식(Kim, Tae-Shik) 《백산학보》 68 (2004): 57-94 *** 봉선封禪이란 무엇인가? 하늘에서 지상의 독점적인 지배권을 부여받았다고 간주되는 지상의 절대군주가 그에 보답하고자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산상에 올라 지내는 제사다. 따라서 봉선이 감사하는 대상은 천신지기天神神祗다. 봉선이란 이처럼 간단하다. 진흥왕이 왜 산상에 올랐는가? 이 또한 실로 자명하다. 봉선이다. 봉선을 거행하고자 하고 많은 곳 집어치고 산상에 오른 것이다. 이 간단한 것을 모르는 자가 천지빼까리다. 헛소리가 난무한다. 예컨대 주로 불교사상사를 공부한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 최병헌은 이들 순수비를 염두에 두고서는 "또한 순수비의 수립 장소로서 북한산 비봉·황.. 2020. 7. 26.
가리왕산 자작나무 자작나무 보러 가리왕산에.. 자생인가 인위의 식재인가 궁금했는데 화전민 이주케 한 다음의 식재다. 이로써 같은 지역 오대산 북대서 만난 자작도 식재일듯 하다. (2016. 7. 23) *** 나로서는 한반도 남부 고산지대에 자라는 자작나무가 근래의 식목한 것인지, 아니면 본래의 자생인지가 궁금해서 찾아다녔으니, 오대산 북대 고지대에서도 봤고, 이곳 가리왕산 고지대에서도 제법 숲이라 할 만한 자작나무를 봤다. 하지만 이들은 모조리 60~70년대 이래 식목한 것이지 자생이 아니었다. 남한에는 자작나무 군락이 없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할 듯하다. 이는 마침내 천마총 출토 자작나무장니라 해서 말안장 장식에다가 말 그림을 그린 그 회화 재료를 신라가 어디에서 구입했는지는 구명하는데 결정적이어니와, 나는 지금의 개마.. 2020.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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