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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49) 개죽이 된 아방가르드 누룽지파라면 테르미니 근처로 나가 장을 봤다. 신라면은 아무래도 속이 좋지 않은 나한테는 여러 거북한 신체 반응을 일으켜서 라면 종자를 교체했다. 종가집 김치도 반포기진 쟁여놨다. 반환점을 돌았으니 저걸로 버티리라. 파가 없어선 안 되겠기에 라면 끼릴 때 넣으려고 샀다. 우리네 파만큼 향이 독하지는 않은 느낌이다. 포크가 여러 모로 편리한 도구지만 저븐 와리바시의 그것을 따를 순 없다. 몇 푼 되지도 않는 거 한 벌 장만했다. 고추장 만한 만능 양념 없다. 라면 먹을 때는 그냥 반찬 대용이다. 어젠 밥을 좀 태웠다. 불거놓은 누룽지에 물을 붓고선 라면 계란 파를 넣었다. 개죽이다. 라면 종자 탓인지 기대한 산뜻한 맛은 아니다. 다시 테르미니로 약속이 있어 나간다. 예서도 이런저런 약속이 생긴다. 2023. 11. 19.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48) 다음은 없다, Seize the day! 이번 여행에서 보고 싶었던 데가 몇 군데 있으니 첫째 에우르 EUR 라고 해서 무솔리니가 로마 신도시로 개발한 지역이 있고 그에 국립박물관만 여섯 군데인가가 밀집한 이른바 뮤지엄콤플렉스라는 공간이 있으니 거기에 로마문명박물관 Museo della Civiltà Romana (Museum of Roman Civilisation)이라는 데가 있어 이번엔 모름지기 이 박물관을 가고자 했다. 한데 어찌된 셈인지 폐관 공지가 떴다. 아마도 리모델링 같은 공사를 하는 중 아닌가 하는데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 이전 로마 방문에서 놓친 데라 아쉬움이 큰 데인데 그래서 어케든 이번엔 보려 했는데 하늘이 돕지 않는데 내가 무슨 용빼는 재주 있는가? 둘째 이건 신동훈 교수와 집필해야 하는 미라 관련 단행본과 직접 연동하는.. 2023. 11. 19.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47) 요동치는 이전 직장 소식을 들으며 내가 31년을 몸담은 연합뉴스를 훌훌 떨어버리고 자발 백수를 선언했으니 그 발단은 오랜 직장 생활에서 이는 회의와 염증이었으니 이꼴저꼴 다 보기 싫어 잠시간만이라도 그에서 초연하자는 생각도 있어 무조건 떠나고 싶어 괴나리봇짐을 싸들고는 무작정 로마 출타를 결행했다. 그 과정이 어떠했든지, 이전 터전을 바라보고서는 오줌도 누지 않는다는 말이 있거니와, 것도 있고, 또 오죽 한국사회가 정치 지향인가? 그런 꼴을 보지 않아도 되니 그 점에서 편하기 짝이 없는 초기 백수 생활을 즐기는 중이다. 어제였다. 이제 떠난지 한달 남짓한 전직 직장 관련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으니, 그 돌아가는 꼴을 보니 말이 아니라, 내가 떠나던 한달 전과는 또 사태 전개가 달라져 그야말로 요동을 치는 모양이라, 아예 회사 존립 자.. 2023. 11. 19.
칠생보국에 대하여 미시마 유키오 하면 온라인에 뜨는 사진이다. 이 사람 인생과 그 문학은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다. 각설하고-. 이 사람의 머리에 두른 띠에 보면 써 있는 글이 "칠생보국七生報國"이라는 것인데, 이를 "일곱번 다시 태어나도 나라에 보답한다"라고 번역하는 경우를 보는데, 정확한 번역은 나라에 보답하는게 아니라 덴노, 일본천황에게 보답한다가 맞다. 이 말은 일본 남북조시대에 남조의 무장으로 덴노편에 섰던 구스노키 마사시게楠木正成(?~1336)가 죽기전 한 말에서 유래한다. "일곱번 태어나도 덴노 편에서 서겠다" 결국 그 소리인데, 이 이야기가 메이지 이후 구스노키 마사시게가 무사도의 정화로 추앙받으면서 이 말이 각광을 받아, 이차대전 중에도 일본군이 애용하는 문구가 되었고, 위 사진에서 보듯이 미시마 유키오도.. 2023. 11. 19.
2024학년도 수능 한문시험지 검토 by 박헌순 한국고전번역원 한문은 30문항 50점 만점이다. 1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옛그림을 보여주고 그림에 대한 대화 내용을 가설한 뒤에 그림속에 쓰여져 있는 화제 글씨 구절 하나를 따와서 빈칸넣기를 한 것. ‘老幹含春意’를 ‘老幹含( )意’로 문제를 내고. 그 뜻을 ‘늙은 줄기는 봄의 뜻 머금었고’라고 해석을 붙여놓은 것. 이런 문제는 앞에 나오는 그림을 감상하거나 지문의 대화내용을 읽는 수험생은 시간을 다 까먹으니 바보. 그림을 안 보고 지문을 안 읽어도 ‘봄’이라는 글자가 어느 것인지 알면 다 풀 수 있는 문제. 다시말해 그림과 지문은 아무 의미없는 것. 이런 문제가 해마다 출제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 2번: ‘仕’자를 아느냐 묻는 문제. 3번: 本末, 大小, 海洋, 可宅 중에 서로 상반.. 2023. 11. 19.
가장으로서 책임감에 대하여, 바람의 검 신선조의 경우 필자는 일본 소설가 아사다 지로[浅田次郎. 1951~]의 책 《칼에 지다》를 먼저 본 게 아니고 이 책을 원전으로 만든 영화를 먼저 봤다. 국내에서는 "바람의 검 신선조"라던가 하는 이름으로 개봉했는데, 원래 제목은 "미부 의사전[임생 의사전壬生義士伝]"이다. 미부는 신선조가 주둔하던 교토 동네 이름이다. 주인공이 신선조新選組[신센구미]의 대원이었으므로 붙인 책 제목일 게다. 책 제목만 보면 흔한 신센구미 찬양 영화인 듯 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신선조가 주인공은 아니다. 영화도 그렇고 소설도 모두 신선조는 그냥 흘러가는 배경일 뿐이고, 주제는 막말 지지리도 못살던 최하층 사무라이 이야기다. 이 사무라이는 동북의 한 번에서 태어나 가난을 등에 짊머지고 살았느데, 언젠가 쓴 것 같지만 일본사에서 막말, .. 2023.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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