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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지진을 뒤흔든 일본 저널리스트의 역작 와타나베 노부유키. 1955년생 와세다 출신으로 이성시 선생 후배로 둘은 관계가 돈독해서 함께 서울서 잠깐 보기도 했다. 학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1면 톱도 여러 번 썼으며 부여 능산리 사지 목간에서 일본 목간 연구자 평천남 히라카와 미나미가 난파진을 읽어낸 일을 특종하기도 했으니 나로선 물을 먹기도 했다. 그는 민완기자였고 빼어난 전문성을 자랑했지만 그 흔한 부장 한 번 못 해보고 평기자로 전전하다 요코하마 지사에서 정년퇴직했다. 못했는가 안했는가 물으니 그와 절친인 박환무는 못했다고 한다. 여기나 저기나 똑똑한 놈 용납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생평 평기자 생활이 그를 독보하는 역사연구자로 만들었으니 퇴직 이후 개인연구소를 차려놓고는 그간의 취재와 연구에서 얻은 바를 발판으로 삼고 .. 2023. 8. 14.
비닐하우스와 경운기, 농업혁명의 시작 콩알 만한 토마토를 키우는 비닐하우스다. 옛날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 농가 수익 작물이다. 동네 형님 젊은 아들 내외가 들어와서 아예 정착해 농업을 생업으로 삼아 자식들 다 공부시키고 한다. 같은 땅이지만 세대가 바뀌고 농법이 바뀌니 농사로도 먹고 사는 시대가 우리 동네에서 열렸다. 포도다. 김천서 포도야 조마가 유명했으니 거긴 감천이라는 낙동강 지류가 만든 충적평야가 발달한 덕분이다. 집 우물가에나 한두 그루 심던 포도가 이 산촌에서도 출하를 목적으로 대량 재배되기 시작했다. 같은 땅인데 주리기만 해서 하루하루를 버티기도 힘든 날에 견주면 격세지감이라 소출도 없는 논을 오로지 먹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주구장창 나락 농사만 지어댔다. 그래서 열 식구가 바글바글 일단은 먹기는 했다. 하지만 농사는 하늘의.. 2023. 8. 14.
망시목, 아들놈한테 배우는 곤충 이야기 바퀴벌레, 사마귀, 흰개미가 같은 目에 속하는 곤충들이랜다. 잉? 언뜻 전연 별개일 듯한 놈들인데 알고 보면 유사성도 많댄다. 대체 이런 정보는 어떻게 긁어모으는지 모르겠다. #망시목 2023. 8. 14.
한일 영어교육의 기원 최근 한국의 국위가 상승하다 보니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은 정말 많다. 특히 한국말의 디테일 한 부분까지 구사하는 외국인을 보면 더 찬탄을 금치 못할 때가 많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나는 부분은 이들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운 기간이 생각보다 짧다는 것이다. 물론 잘 하는 사람들만 티비 등에 노출되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한국과 일본인의 경우 초중고 대학에 일반인이 되어서도 영어에 투자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외국인들보다 영어 대화가 정말 잘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한 10년 한국어를 했다는 외국인들, 특히 요즘에는한국에 장기체류도 하지 않고 다만 자국에서 배웠다는데도 유창하게 한국어를 하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내 영어도 나름 수십년의 시간을 투자한 영어인데 과연 .. 2023. 8. 13.
엄마 딴 고추를 대략 씻어 썩은 것은 갈라내고 잡물은 걸러내서 건조기에 돌린다. 옛날엔 건조기가 없어 뙤약볕에 한없이 말렸으니 비라도 오면 논밭에서 화들짝 놀라 달렸다. 참 좋은 세월이라 하겠지만 저런 편리가 늦었고 또 따는 옮기는 일은 여전히 고역이라 이 더운 날 모기한테 뜯겨가며 땀띠 나도록 일만 한다. 2023. 8. 13.
멸망의 역사를 담담하게 볼 노력 근대한국사에 식민사관이라는 것이 애초부터 없었다고 한다면 그건 착각이라고 본다. 일제시대 만들어진 한국사의 전체 뼈대는 분명히 패배자의 역사를 '그러니까 이 역사는 안돼'라는 시각에서 쓴 부분이 있었고 그런 부분은 해방이후 치밀한 고증에 의해 고쳐져야 할 부분임도 틀림없다. 이 때문에 식민사관의 극복이야말로 해방 이후 한국사학이 짊어져야 할 최대의 태스크로 간주되어 왔는데, 재미있게도 최근에는 이러한 '식민사관'-정체성과 타율성 등은 전혀 다른 이유에서 해결될 징후가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해방이후 한국이 지지리도 못살던 삼류 후진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불과 몇십년만에 도약하면서 이러한 식민사관적 파라다임은 더이상 무의미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을 두고 '정체성'과 '타율성', '열.. 2023.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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