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1784 박물관의 언어 ‘물건’을 대상으로 하지만, 실은 박물관은 글로 가득 찬 공간이다. 패널부터 네임텍, 도록에 이르기까지 박물관은 여러 방법을 통해 사람들에게 이 ‘물건’들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려주려 한다. 요새는 이 방법이라는 것이 영상이나 디지털 기기로도 확장되고는 있지만, 글에 의한 설명은 박물관이 생겨난 이래 지금까지도 여전히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가를 떠나, 만드는 시간이나 예산의 측면을 고려한다면 글이라는 것은 박물관이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사용될 것이다. 제작의 수월성을 말하긴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박물관의 글을 쓰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읽기 쉽게 쓰는 것이 어렵다라는 차원의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박물관이 갖는 힘,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박물관의 글이 갖는 .. 2024. 9. 1. 글을 쓰는 과정, 김태식의 경우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러니 내 경우를 일반화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런 내 스타일이 혹 참고가 될지도 모르기에 간단히 적어 둔다. 또 거창하지도 않은 이 방식 거개 다른 사람들도 할 것이다. 거개 다른 필자랑 마찬가지로 나 역시 절대로 마감일까지 원고는 손도 대지 않는다. 글은 자고로 똥침을 맞아야 발동이 걸리는 법이다. 그 마감일이 닥치면서 고민을 조금 하게 되는데, 그 시점, 혹은 그 이전에 내가 쓰야 할 글 핵심 키워드라 할 만한 것들을 골라둔다. 이게 곧 메모인데, 이 메모를 하는 방식이 옛날보다 요즘은 다종다양해서 예컨대 카톡방 나한테 보내기를 자주 이용한다. 그에다가 내가 쓰야 할 글과 관련한 키워드 혹은 줄기라 할 만한 짧은 문장을 생각날 때마다 적어둔다. 이 카톡방과 더불어 내가 자주 애.. 2024. 9. 1. 내가 보여주고 싶은 전시 vs. 저들이 보고싶어 하는 전시 앞서 나는 박물관이 버림 받는 원인(버림 안 받는다 생각하시면 더는 이 글 읽을 필요도 없다.) 중 하나로 전연 다른 분야인 연구와 전시가 혼동되는 일을 들었다. 이 문제의식을 연장해서 오늘 이야기를 보태려 한다. 이 전시 분야를 보면 연구가 충분해야 전시가 제대로 된다는 믿음이 확고한데, 결론만 말하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엔 후자다. 왜 그런가 하면 연구가 충분해야 한다는 말과 그래서 그런 연구자가 전시를 기획해야 한다는 말은 전연 다른 까닭이다. 이런 전시, 곧 그 분야 전문연구자가 기획한 전시는 모조리 현미밥 씹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자신 혹은 동료의 연구를 관람자한테 필연으로 받아들이라 윽박하기 때문이며, 이 윽박은 필연으로 그 전시 기획자가 원했건 하지 않았건 주입을 강.. 2024. 9. 1. 고대 이집트, 가발 천국 이집트 카이로 국립박물관에 모신 이 분은 고대 이집트 제12왕조를 살다가신 공주 또는 왕비로 추정한다. 얼굴 표정이 생생한 편인데 머리에 잔뜩 인 저것, 맞다 가발이다.고대 이집트 여성들은 예외없이 저런 가채를 쓴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무겁지 않나? 목 디스크로 고생했을 텐데?저 가채도 사극에 출연하는 여배우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렇게 무겁다 한다. 가발로 가린 이마를 보면 본래하는 검은 머리카락이 보인다. 대머리라 가발을 쓴 것은 아님이 분명하다. 이 조각상 눈은 한때 금인가로 상감했지만 사라졌다.엘리시트El-Lisht라는 데서 출토되었다. 2024. 9. 1. 톨렌제 계곡, 3천200년 전 발트해를 피로 물들인 전장 저 사진이 담은 독일 북부 톨렌제 계곡 청동기시대 전쟁은 앞서 우리가 자세히 소개한 적이 있다. (이 기사 말미 링크 참조)다시금 상기하는 의미에서 복습을 겸해 정리한다. 흔히 기원전 1천200년 전, 그러니깐 대략 지금으로부터 3천200년 전 발트해 인근에서 벌어진 저 잰쟁을 비슷한 시대 지중해변에서 있었다는 트로이 전쟁에 견주어 발트해 트로이[Baltic Troy]라 일컫기고 한다. 지금의 폴란드-독일 국경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톨렌제 강 Tollense river 기슭 근처에서 고고학도들이 3300년 전에 벌어진 거대한 전투 흔적을 발견했다.당시 이곳은 흔히 말하기를 고대 문명 외곽이었고 소수 원시 부족만이 거주하고 있었다고 믿었기에 이 고고학 발견은 더욱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톨론제 계곡 .. 2024. 9. 1. 동-식물고고학의 추이 동물고고학(zooarchaeology) 혹은 식물고고학(archaeobotany)이라는 분야가 있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동물과 식물을 고고학적 측면에서 분석하는 분야로, 서구학계, 특히 유럽 쪽에서는 꽤 연구자 층도 두텁다. 일본도 식물고고학은 모르겠지만, 동물고고학은 독립된 학회가 조직되어 있다. 동물고고학 혹은 식물고고학이라 하면 발굴현장에서 나오는 뼈나 유기물을 분석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최근에는 고고학 현장에서 나오는 뼈 뿐 아니라 현대의 각종 작물 가축의 DNA를 분석하여 야생종과 비교하는 등 유전학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고 있다. 한국 농업사회의 성립을 규명하려면 바로 이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의 동물 혹은 식물고고학적 보고를 계속 주시하면서.. 2024. 9. 1. 이전 1 ··· 839 840 841 842 843 844 845 ··· 363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