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515 이완용, 친일로 가둘 수는 없다 실은 아래 2003년 8월 13일자 내 기사에서 다룬 문건은 내가 언젠가는 논문으로 쓰겠다고 하다가 결국 손도 대지 못했다. 이후 누군가가 쓰지 않았다면 다시 시도할 욕심이 난다. 기사에서도 엿보이겠지만 이완용은 친일파다. 그래서 나쁜놈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전연 저 문건의 의미를 풀지 못한다고 나는 본다. 그것을 뛰어넘어 이완용을 바라보아야, 식민지 조선을 둘러싼 다양한 정치역학 흐름이 보인다고 나는 본다. 이완용이 창덕궁을 천황의 이궁으로 만들자...이렇게 하자 그러면 일본정부나 총독부가 열라니 좋아할 거란 믿음이 있다. 우리의 역사교육, 친일론은 바로 이에서 기반한다. 하지만 아래서 보듯이 실상은 전연 딴판이다. 이완용은 이완용 나름대로 살길과 기존 지분을 확보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게 마련이다. 식.. 2019. 7. 15. 증오감에서 비롯하는 글 글을 쓰는 사람들이, 특히 근현대사 분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조심 又 조심해야 할 점은 증오감과 탄성이다. 대체로 우리 학계를 보건대 독립과 친일이라는 양대 구도, 혹은 민주화 대 반민주화(혹은 독재) 양대 구도로 설정하거니와 그러면서 전자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찬사를 퍼붓고, 후자에 대해서는 각종 분노를 표춀하거니와 이는 시정잡배가 할 짓이지 이른바 전업적 학문종사사자가 글로써 할 일은 아니다. 나는 이완용을 다룰 적에도 냉철, 냉철, 또 냉철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하여 적어도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이완용에 미쳐야 한다. 이 새끼를 때려잡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사명감은 글을 망친다. 이 놈은 부관참시를 해도 시원찮을 놈이라는 증오는 글을 망친다. 한데 내가 보는 근현대사 분야 글은 이른바 대가라는 사.. 2019. 7. 14. Vanity Fair 해직기간이던 2016년 여름, 나는 서울 모 구청이 지원하는 고교재학생 학부모 인문강연에 초대되어 8번인가 연속강좌를 한 적 있다. 수강생들은 연배가 대략 나랑 비슷하고 고교생 아들을 둔 분들이었다. 그 마지막 강연에서 나는 대략 이렇게 말했다. 인정하기 비참하지만, 우리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을 것이외다. 애들 키운다고 고생하셨소. 이젠 우리도 허영을 채울 나이인 듯 하오. 갑시다 vanity fair로. 그 허영 채우는데 남녀노소 다 하는 영화 연극 뮤지컬이 있겠소만 그건 약발이 없소. 허영 채우는데 인문 교양 역사만한 게 없습디다. 박물관도 가시고 문화유산도 가세요. 가서 맘껏 허영을 채웁시다. 이 아름다운 현장 못보고 죽는 게 억울하지 않겠소? 가자 허영의 시장으로! 2019. 7. 14. 서울역사편찬원장 이상배 "영건일기 번역으로 경복궁 중건 과정 세세히 알게 됐죠"송고시간 | 2019-07-10 06:30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 "서울은 600년 아닌 2천년 수도" 얼마전 한국학중앙연구원을 정년퇴임하는 김창겸 선생 소식을 인터뷰 형식을 빌려 전했거니와, 이번 주인공인 상배 형 역시 나로서는 언제나 엇비슷한 자리에 놓고 생각하는 역사학도다. 두 사람 모두 이른바 대학교수가 아니며, 역사학 관련 기관에 젊은 시절 투신해 생평을 그곳을 터전으로 일하는 연구자라, 개좆도 내세울 것 없으면서, 거덜먹이며, 연구업적이라고 해봐야 체로 걸러내어 버리면 한 줌 안 되는 대학교수 놈들과는 결이 다르다. (놈에 대해서는 아래 상술) 저들은 연구자이기도 하지만, 현장 실무형이라, 무엇보다, 우리네가 언제나 이용하는 이른바 사료정리.. 2019. 7. 11. 저주 같은 풍년 풍작, 그 고통은 아사와 같다 풍년은 저주라는 말, 나는 자주한다. 왜 풍년이 저주인가? 그것은 필연적으로 곡가 폭락을 불러오는 까닭이다. 그 고통은 흉년에 따른 주림 혹은 아사와 진배 없다. 혹자는 그래도 흉년 흉작보다 풍년 풍작이 낫다지만, 차이 없다! 원금을 꼬나박는 자본금 잠식인 까닭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농민의 아들인 나는 이를 언제나 절감했다. 그랬다. 흉년이면 먹을 것이 없어 괴로웠고 풍년이면 온동네에 썩어나가는 다마네기 악취에 괴로웠다. 농사는 언제나 흉년 아니면 풍년이었으니, 그래서 언제나 괴로웠노라 부르짖는다. 이 흑역사를 내가 너희한테 강요할 생각도 없고, 그에 따른 고통에 대한 싸구려 동정심을 살 생각도 눈꼽만큼도 없다. 그럼에도 나는 왜 이리도 맨날맨날 이를 말하는가? 오늘이 있기까지 그것이 유래한 과정에 대한.. 2019. 7. 10. 관광도시 영주를 기대한다 경상북도 영주시가 이번에 소수서원이 '한국의 서원'을 구성하는 하위 단위 9개 중 한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로써 영주는 앞서 '한국의 산사'를 구성하는 7개 섹터 중 하나인 부석사에 이어 당당히 세계유산만 두 곳을 소유한 고장이 되었다. 손혜원이 개입함으로써 그 효과가 반감되기는 했으나, 영주는 아울러 도시재생사업 선제사업지구 3곳 중 한 곳으로써 목포, 군산과 더불어 당당히 그 대상에 포함되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영주는 세계유산 2건과 도시재생사업지구라는 양 날개를 장착함으로써 관광도시로 태어날 제도적 기반은 그런대로, 아니 완벽히 갖췄다고 할 만하다. 돌이켜 보면 이런 데가 어디 있단 말인가? 이에 비견할 만한 곳으로 오직 수도 서울과 경주, 그리고 이웃 안동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2019. 7. 8. 이전 1 ··· 367 368 369 370 371 372 373 ··· 42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