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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HISTORY

“음모로 인국隣國을 난亂한 자”, 김유신을 혹평하는 단재 신채호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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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


김춘추가 한창 복수운동에 분주하는 판에, 그 보좌인 一 명물이 있으니 곧 김유신이다.

당시에 연개소문을 고구려의 대표인물이라 하고, 부여 성충을 백제의 대표인물이라 하면, 김유신은 곧 신라의 대표인물이라 할 것이다.  


고구려 백제가 망한 뒤에 신라 사가들이 彼 양국 인물의 전기적 자료를 말살하고 오직 김유신만을 가송歌訟하였으므로,

삼국사기 열전에 김유신 一人의 전기가 을지문덕 이하 수십 개 인의 전기보다도 그 매수가 훨씬 많고, 부여성충 같은 이는 그 열전에도 참여도 못하였다(이상 460쪽).

그러면 김유신전이 익미溢美한 말이 많음을 가히 추지推知할 것이다. 이제 그 사리에 合한 자를 추리면 대개 下와 같다.... 


그러나 유신이 가야의 김씨인 까닭에 비상한 반연攀緣이 없으면 중용되지(이상 461쪽) 못할 줄 알고,

이에 당시 총신 내성사신 김용춘의 자 춘추와 사귀어, 일후日後 현달顯達한 계제를 얻으려 하여,

일찍 자기집 부근에서 춘추와 제기를 차다가, 춘추의 단추를 차서 떨어뜨리고 춘추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가 자기의 끝누이를 불러 단추를 달라 하더니,

끝누이 문희가 담장경복淡粧輕服으로 침선을 가지고 나오는데 그 얼굴과 체양體樣의 美가 춘추의 눈을 흐리는지라,

춘추가 드디어 혼을 청하여, 춘추가 문희의 夫, 유신의 매부가 되니라.

및 용춘이 죽고 춘추가 정권을 잡으매,

유신이 그 장재將才로뿐 아니라 또 춘추의 원인援引이 있으므로, 드디어 신라의 각 군주가 되고,

및 춘추가 왕이 되매, 소뿔한(관명이니, 장상을 겸한 명칭)의 위를 얻어 신라의 병마대권을 전장專掌하니라.


삼국사기 김유신 전을 보면, 유신은 전략과 전술이 다 남보다 뛰어나, 백전백승의 명장이다.

그러나 대개는, 그의 패전은 휘익諱匿하고 소승小勝을 과장한 무록誣錄이다. (이상 462쪽) .... 


김유신이 몇 번 구구한 소승전은 있었는지 모르나, 전과 본기와 같이 혁혁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전술과 같이 김유신의 전공이 거의 무록이라 하면, 김유신을 무엇으(이상 464쪽)로 칭하느뇨?


대개 김유신은 지용있는 명장이 아니요, 음험취한陰險鷲悍한 정치가며,

그 평생의 大功이 전장에 있지 않고 음모로 인국隣國을 난亂한 자이다. (이상 465쪽)



역주 조선상고사(하) 이만열 주석, 단재 신채호선생 기념사업회, 1983년 (2008.01.26 19: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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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단재가 글 하나는 잘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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