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양잡조를 읽다가, 청개구리 이야기를 발견했다.
여기서는 혼자渾子(멍청이)나 흔자佷子(개망나니)같은 실제 사람으로 나오지만 이야기로야 청개구리가 훨씬 정감 간다.
그래서 그런지, 혼자, 흔자는 무덤 만들난 뒤 그 다음 어찌했는지가 없지만 청개구리는 떠내려 갈까 걱정해 늘 '개굴개굴' 운다는 거 아닌가?
곤명지昆明池 안에 무덤이 있는데, 민간에서는 '혼자渾子'라고 부른다.
전해지기를, 옛날 이곳에 사는 백성 중에 ‘혼자’라는 아들을 둔 자가 있었다.
혼자가 늘 아버지의 말을 어겨, 동쪽으로 가라 하면 서쪽으로 가고, 물을 가져오라 하면 불을 가져오는 식이었다.
병들어 곧 죽게 된 아버지는 구릉 언덕에 묻히고 싶어서 혼자에게 일부러 속였다.
"내가 죽거든 반드시 물속에 묻거라!"
아버지가 죽자 혼자는 울면서 말했다.
"오늘은 아버지의 명을 어겨서는 안 되지!"
이리하여 마침내 이곳 곤명지에 묻었던 것이다. ...(중략)...
또 이런 이야기도 실려 있다.
"한 여자가 음현陰縣의 어떤 개망나니(佷子)에게 시집갔는데 그의 집은 재산이 만금이나 되었다.
이 개망나니는 어려서나 장성해서나 아버지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아버지는 죽음이 임박하자 산 위에 묻히고 싶었지만, 아들이 자기 말을 따르지 않을 것을 걱정한 나머지, '반드시 날 물가의 자갈밭에 묻거라'고 했다.
그런데 망나니 아들은 '내가 지금까지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으니 지금 이 한 마디 말씀은 따라야지'라고 하면서, 마침내 재산을 다 털어 돌무덤을 만들고 그 주변을 흙으로 에워싸서 모래톱을 만들었다.
그 길이가 수백 보(步)에 달했다.
원강元康 연간에 이 무덤은 강물에 허물어졌는데, 지금도 평상 반쪽만한 크기의 남은 돌 수백 개가 물속에 쌓여있다."
단성식, 정환국 옮김, 역주 유양잡조2(소명출판, 2011), pp.108~109.
***
국립중앙박물관 이태희 선생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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