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위대한 작가도 단번에 투고 논문이 심사 통과되는 일 드물다.
사람 심사가 그런 게 있다.
심사자가 되면 괜히 객지 한 번 붙어보고, 그걸로 꼬투리 잡고 싶은 심정이야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골려먹는 재미만큼 짜릿함을 주는 일도 없으니깐.
나 역시 피심사자가 아니라 심사자로서, 단번에 수정없이 개재가 판정 때린 적이 거의 없는 듯하다.
물론 난 그런 꼬장 안 부리는 사람이라 보거니와, 수준이 안 되기 때문에 그리 요구했을 뿐이다.
한데 내가 제출한 논문에 대해 가끔씩 수정없이 개재가 판정을 때리면서도 수정 사항이 붙어 오는 일이 있었는데
그 경우는 예외없이
참고문헌 보강해 달라는 말이었다.
참고문헌이 너무 없으니 그 칸을 채워달라는 요청이었다.
난 논문 쓰면서 진짜로 도움 받거나, 내가 모름지기 까부셔야 하는 기성 논문 빼고 주례 참고문헌 안 단다.
그러니 진짜 선행연구성과라 해서 참고문헌에다 박는 논문 매번 열 편 남짓이었다.
왜?
진짜 그거밖에 쓸 게 없어서 그랬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빈한하며, 무엇보다 그걸 좀 꽉 찬 느낌을 주게끔 해야 하는 다른 이유도 있다.
내가 그건 알고 이해한다.
다름 아닌 등재지 심사 때문이다.
참고문헌 칸이 빈약하면 저 등재지 심사에서 아무래도 안 좋게 비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뭐 이딴 것도 논문이라 게재했느냐 하는 그런 비판 왜 없겠는가?
실제 왜 이런 걸 요구하느냐 물으니 그런 식으로 답변한 잡지가 있었다.
그 요구엔 비교적 충실히 나는 반응했다.
그래서 논문제공 사이트 들어가서 해당 논문 주제와 관련해 걸리는 논문 열 편 정도 대강 찾아서 막 찡가서 내기도 했다.
몹시도 씁쓸한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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