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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관서지방 여행 (2) 동대사東大寺

by taeshik.kim 202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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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동대사東大寺
2-1-2-1 개설 
 
동대사東大寺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평성궁平城宮이라는 궁궐 동쪽에 있는 대빵 절이라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으며, 일본어로는 とうだいじ, 토우다이지, 현행 외래어 표기로는 도다이지 라 하며, 영어로는 토타이지 템플 Todaiji Temple 이라 합니다.

불교 종파 중에서도 화엄종華厳宗 대본산大本山이라 한국 조계종으로 치면 조계사 같은 데입니다. 화엄종은 그 많은 불교정전 중에서도 화엄경華嚴經이라는 경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경전에서 주로 말하는 부처님이 노사나불이라는 분입니다. 

 

이를 보면 돌맹이 표식에는 선 화엄종 대본산 동대사 善華嚴宗大本山東大寺라 하고, 저 대문 간판에는 대화엄사大華嚴寺라 하고 있음을 본다.

 
그래서 이 절에서 봉안하는 부처 중에서도 대빵 부처인 본존本尊은 나라奈良시대에 만든 큰 불상이라 해서 나라대불奈良大仏이라고도 하는 노사나불盧舎那仏입니다. 이 부처님이 동대사의 마스코트입니다. 

불교에서 부처는 고유명사가 아닙니다. 그런 까닭에 여러 부처가 있어, 개중 한 분이 노사나불이라 일컫는데, 이 분 특징은 빛입니다. 광선입니다. 당연히 범어를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인데 비로자나毗盧遮那라고도 합니다. 다만 노사나불과 비로자나불은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있으니,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관련 자료들 검색하면 되니 참고바랍니다. 
 

노사나불. 아래서 좀 자세히 이야기합니다.



이 절을 개창한 분은 양변良弁 이라는 사람입니다. 

이 사찰 정식 명칭은 아주 길어 금강명 사천왕 호국왕지사 金光明四天王護国之寺라고 합니다. 아마도 금강명金光明은 금광명경金光明經이라는 불교 경전을 말할 텐데, 이 경전은 호국 불교 성격이 매우 강합니다. 불교를 정치 이데올리기와 결합해 그 역할을 국가를 수호하는 역할로 격하한 셈입니다.

사천왕四天王은 불국토를 사방에서 각기 대문을 지키며 호위하는 문신門神들입니다. 결국 금광명경이랑 마찬가지로 사천왕 운운하는 명칭이 들어가면 어용 불교라는 성격이 매우 강합니다.

그런 성격은 호국지사護国之寺라는 명칭에서 다시 확인합니다. 호국은 말 그대로 국가와 왕실을 수호하는 사찰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최전성기 동대사라 하는데, 저 금당 앞 동서 목탑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이 절을 세운 때는 나라시대奈良時代 황금기로 일컫는 8세기 성무천황聖武天皇 시대입니다. 성무천황은 그 왕비와 더불어 열렬한 불교 신자이면서 수호자였습니다. 

애초 들어설 무렵에는 저 유명한 노사나대불을 모신 금당金堂 말고도 그 전면 동서쪽에 각각 칠층목탑이 있었으며, 그 높이는 대략 70미터가 넘었다고 합니다.

잦은 화재에 목탑은 불타버리고 사라졌으며, 저 대불을 모신 전각만 해도 우리가 보는 건물은 에도江戸시대 중기인 보영宝永 6년, 1709년에 애초 규모보다 축소해 재건한 겁니다.
 

보통 관람코스는 남대문을 통해 경내로 진입하고 중문을 통해 대불전 구역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대불전 구역 평면은 이렇습니다. 중문을 통해 진입합니다.



고대 일본 불교는 우리랑 비교해서 독특한 점이 있어 개중 하나가 국가 혹은 왕실 주도로 지역별로 국영 사찰을 건립했다는 점인데, 성무천황 시대에 일본 각지에다가 이런 사찰을 모두 60여 군데 세우니, 이를 국분사国分寺라 합니다.

국영 사찰의 분점들인 셈인데, 지금 조계종이 지역별로 본사를 둔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들 분점을 관리하는 총책 본점이 총국분사総国分寺인데, 바로 동대사가 그런 곳입니다. 

이 동대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는데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중국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권에서는 이런 일을 아주 자랑스럽다 해서 입구에다가 우리가 세계유산이다 해서 아주 큼지막한 돌맹이 기념물을 세우는데, 동대사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아래 사진 보십시오. 
 



 
2-1-2-2 남문南門 혹은 남대문南大門
 
현재 입장료를 받는 까닭에 오직 이곳을 통해서만 내부를 출입합니다. 남쪽에 마련한 대문이라 해서 남문 혹은 남대문이라 합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입구에 일주문이라 해서 기둥 한 줄로 만든 대문을 세우고는 무슨 산 무슨 寺라는 표식을 큼지막하게 하는데, 이 동대사는 그런 일주문 대신, 저런 큰 대문 하나가 있습니다. 

불교에서 사찰이란 부처님이 베푼 법이 통용하는 신성한 공간입니다. 그래서 저런 문은 성聖과 속俗이 갈라지는 경계로 보며, 그래서 저런 통로에다가는 모름지기 그 불국토를 지키는 문신을 두게 됩니다.

이런 문신으로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양쪽에 항상 쌍으로 배치되는 우락부락한 이를 금강역사金剛力士, 혹은 인왕금강仁王金剛이라 하는데, 仁하고는 전연 관계가 없어 그 인상은 험상궂기 짝이 없고 울퉁불퉁 근육질이며, 그 자세는 항상 출입하는 사람을 때려잡으려는 자세를 합니다. 

다음으로 네 쌍으로 배치하는 문신이 있는데, 이를 사천왕四天王이라 하고, 줄여서 그냥 간단히 천왕天王이라 합니다. 본래는 불국토 네 방향, 그러니깐 동서남북에 각기 배치되지만, 실제 그렇게 배치하는 일은 없고 보통 남대문에다가 각기 2쌍씩 마주보게 배치합니다. 이 양반들도 험한 인상에 언제나 발바닥에는 악귀를 눌러 터져 죽이는 모습입니다. 불교가 참 험악하죠? 

그리고 8분을 배치하는 일도 있는데, 이 분들도 다 험상궂습니다. 이 분들을 팔부신중八部神衆이라 합니다. 석굴암에는 금강역사, 사천왕, 팔부신중을 다 배치했습니다. 좀 지키야 할 것이 많았나 봅니다. 

저 동대사 남대문 통로 안 양쪽에는 금강역사 한 쌍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분들을 꼭 자세히 보셔야 합니다. 다만 비둘기 똥을 방지한다며 철망으로 쳐놓았고, 또 나무 막대기를 쳐 놓아서 관람에는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입 다무신 분
입 벌리신 분

 
남대문 자체도 그렇고, 그 안에 계신 두 인왕상仁王像 모두 일본 국보입니다. 현재의 남대문은 규모가 엄청난데 헤이안시대 때인 응화応和 2년, 서기 962년 8월에 태풍에 파괴되고서 가마쿠라시대인 정치正治 원년, 1199년에 새로 세운 것입니다.

그 역사가 거의 천년이나 됩니다. 우리나라 목조 건축문화재 중에 고려시대 건물은 몇 점 되지도 않고, 그 세운 연대도 모조리 이 남대문보다 늦습니다. 

금강역사 두 분은 모두 목조입니다. 높이가 무려 8.4미터에 달합니다. 우리로 치면 고려 중기 때인 건인建仁 3년, 1203년에 69일이 걸려 완성했다고 합니다.

금강역사는 항상 쌍으로 배치하지만, 그 모습은 약간 달라서 하나는 우형吽形이라 해서  입을 닫은 모습이지만, 다른 분은 아형阿形이라 해서 입을 헤 벌린 모습입니다. 
 

줄듯 말듯 하면 치바칩니다. 받아만 먹고 사는 거지 건성 있는 사슴들입니다.

 
불교에서는 부처님 말고도 이런 분들을 만들어 모실 적에도 복장腹藏이라 해서, 그 만든 내력과 소원을 적은 기록물을 다른 보물들과 함께 그 뱃속을 파고는 그 안에다 넣게 되는데, 이 금강역사는 최근 해체 수리를 하다 보니 이런 복장 유물이 대거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문 안쪽에는 이것 말고도 석조 사자상 한 쌍이 문 북쪽 동서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건구建久 7년, 1196년에 만든 것입니다. 이 또한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남대문 건축물은 그것이 주는 묘미가 적지 않아서, 어떤 장면들을 어떤 포인트를 주어 포착해야 하는지 등등은 동행한 주기중 작가님 안내를 받으시면 되겠습니다. 
 

남대문의 여러 모습

 
2-1-2-3 대불大佛과 대불전大佛殿

사찰은 불국토의 미니어처입니다. 부처님 법이 통하지 않는 데가 없지만, 그래도 부처님이 계시는 곳이 따로 있어 그곳을 금당金堂이라 합니다. 경복궁으로 친다면, 근정전 같은 곳입니다. 이 금당은 그 안에 누구를 주인으로 모시느냐에 따라 이름이 다릅니다. 

석가모니 싯타르타 부처님이면 대웅전 혹은 대웅보전이라 하고, 서방극락정토를 관장하시는 아미타 부처님이면 미타전 혹은 극락전이라고 하며, 비로자나 부처님이면 비로전 혹은 대적광전 혹은 적광전이라고 합니다.

주로 죽은 이의 원혼을 천도하는 지장보살이면 지장전이라 하고, 산신을 모시면 산신각이라 하며, 관음보살을 단독으로 모시면 관음전이라고 합니다. 

대불전은 회랑으로 둘러쳤습니다. 이 회랑이 일종의 담장 역할도 합니다. 경복궁 근정전을 보면 사방으로 회랑을 둘러쳤는데, 이것과 흡사합니다. 
 

대불전 권역 밖 연지에서 바라본 대불전

 
대불전은 목구조에 기와 지붕입니다. 정면과 측면이 각각 5칸(칸이란 기둥 사이 공간 숫자를 말합니다)이며 문은 남쪽 한 군데로만 나 있습니다.

전면과 뒷면이 57미터, 폭이 50.5미터, 높이 46.8미터입니다. 흔히 일본이 이 건축물을 세계 최대 목조건축물이라 선전하는데, 그 품격이 대단한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대불전. 앞에 법등이 보인다.

 
이 대불전 남쪽 마당에 금동 팔각 등롱 金銅八角燈籠이라 일컫는 등이 있습니다. 높이 4.64미터. 나중에 잦은 보수를 하기는 했지만 나라시대에 이 절을 지을 적에 만든 그것입니다. 사방에 문을 만들었고 그 문에는 구름을 노니는 4마리 사자를 새겼으며, 기타 각종 화려한 장식을 넣었으니 하나하나 다 살피면 좋습니다. 
 

법등

 
이제 건물 안으로 들어가 대불을 배알하겠습니다. 

대불전은 신성 구역 중의 신성 구역이라 진입하려면 또 다른 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를 중문中門이라 합니다. 이 대문에 사천왕을 배치했습니다. 
 

대불전 대문의 사천왕상

 
대불은 성무천황이 천평天平 15년, 743년에 만들라는 명령을 내려 만들기 시작해 천평승보天平勝宝 4년, 752년에 개안식을 함으로써 완공을 보게 됩니다. 이후 화재와 전란에 대불전이 파괴되고 대불 역시 피해를 보기는 했지만 그 모습은 유지한 채 현재에 이릅니다. 
 

대불전 외곽, 특히 남쪽 부분 몇 컷인데 보다시피 목구조 기술의 총화라 할 만합니다.

 
대불은 조각 그 자체 높이만 14.7미터에 이릅니다. 이 분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노사나불盧舎那仏이신데, 이 분은 화엄경이 설파하는 세계관인 연화장세계蓮華蔵世界의 주인이십니다. 
 

노사나불

 
 
부처님은 혼자 있기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빵은 항상 비서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비서들을 불교에서는 양쪽 옆구리에서 시봉한다 해서 협시脇侍라 합니다.

이 대불 부처님 협시는 앉은 모습의 여의륜관음如意輪観音과 같은 앉은 자세인 허공장보살虚空蔵菩薩입니다.

복잡하게 따질 것 없이 두 보살님이 협시하는데, 한 분은 관음보살이시고, 다른 보살은 허공보살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행히도 어떤 보살인지 명패가 앞에 있으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바라보는 이 기준으로는(실제는 부처님 기준으로 생각해야 하며, 이 경우 좌우가 바뀝니다.) 왼편이 허공, 오른편이 관음입니다. 
 

허공장보살
여의륜관음보살

 
대불전 안 북서쪽과 북동쪽 귀퉁이에 사천왕四天王 중에서도 서쪽을 담당하는 광목천왕広目天像과 북쪽을 담당하는 다문천왕多聞天像을 모셔놨습니다. 사방을 수호한다는 뜻입니다.

나머지 두 사천왕은 어찌되었을까요? 남은 두 분 중 동방을 지키는 지국천持国天과 남쪽을 수호하는 증장천増長天은 미완성인 채 머리만 덜렁 불전 안에 있습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사천왕도 살피시면 좋습니다. 
 

광목천왕
다문천왕
만들다가 미완성인 채 머리만 만든 사천왕 나머지 두 분

 
이외에도 대불을 중심으로 무수한 불교 관련 조각이 있으니 잘 살피시기 바랍니다. 
 

보통 부처님 위 천장에는 닷집이라 해서 해파리 모양으로 생긴 덮개가 있지만 이곳에는 없습니다. 본래 있었는데 사라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왜? 없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불전 만들 적에 쓰인 주기둥입니다. 덩치가 엄청나죠? 아마도 금송 아닌가 싶습니다.
대불전 남쪽 외곽에 놓인 목조각상
대불전 내부 주기둥 중 하나에는 구멍이 이렇게 뚫렸는데, 이곳을 통과하면 복을 받는다나 어쩐다나 해서 이렇게 합니다만, 우리 일행 중에 통과 가능하신 분은 아마도 없을 듯해서 안타깝습니다.

 
기타 동대사 구역은 이월당二月堂이니 해서 둘러볼 곳이 천지지만, 아마도 그럴 여유가 주어지지는 않을 듯해서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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