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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하물며 사람임에랴?

by taeshik.kim 2023.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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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등신이라도 특장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을 쓰는 쪽에서는 그런 특장을 발휘토록 해야지, 모두가 척척박사와 같은 인재가 되라 요구할 수는 없다.

이는 이미 관자인가 한비자가 설파했으니, 뛰어난 인재 발탁도 중요하지만 각기 재능에 맞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토록 하는 일이 인재등용술의 관건이라 설파했다. 

이런 특장을 살리지 못하고 스스로 망해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렇다면 네 꼬라지는? 하고 묻는 사람도 있겠거니와, 혹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래도 나는 현재 주어진 여건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므로 크게 후회는 없다는 말을 해두고 싶다. 

특히 요새와 같은 관종의 시대에 본인이 어떤 특장을 지녔는지를 스스로가 파악하고 그걸로 시장에 나가 파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현재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으니깐? 이딴 건 다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현재 무슨 일을 하건, 내가 특장을 발휘할 수 있는 데는 따로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현재 하는 일이 내 그 특장을 발휘할 수 있는 데라면 금상첨화겠지만, 이런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설혹 그런 자리 있다한들, 내가 발휘한 특장은 그 기관 그 회사가 삼켜버리지 나한테 떨어지는 건 떡고물조차 없다. 

회사가 날 이용하듯이 나 또한 회사를 이용하면 그뿐이다. 

다 하기 싫은 일 꾸역꾸역하며, 또 목구녕 포도청이라는 이름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갈 뿐이다. 

이런 특장을 본인이 알고서도 저와 같은 여러 현실을 들어 내내 징징거리거나 불평불만만 토로하거나 딴 짓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행태가 안타깝기 짝이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왜 내가 쓸 데 없는 데다 내 에너지를 허비한단 말인가? 

징징거릴 시간 없다. 그런 시간에 내 특장을 발휘할 데를 찾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글을 잘 쓴다면 그쪽으로 주구장창 밀고 나가면 될 일이요, 연구에 어울리면 죽어나사나 연구에 매달리면 그뿐이다. 

안 보는 듯해도 이런 모습을 남들이 다 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성 싶다. 그렇게 죽자사자 파다 보면, 그것이 필요하다 해서 남들이 찾기 마련이다. 

이른바 전공,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모름지기 한둘이어야 하며, 적어도 이쪽 분야서는 언터처블 넘사벽이 되어야 한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을진댄 하물며 사람임에랴? 

특히 나보다 젊은 친구들로서 자신감이 없는 친구들한테는 꼰대처럼 보이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하고 싶다. 자신감 가져도 좋다고 말이다. 

내가 분명 특장을 발휘할 분야가 있기 마련이다. 왜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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