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많은 이가 의아스럽다 하며, 그 무수한 포스팅은 무엇이냐며 개소리 말라는 표정이 역력하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
그것을 내 글쓰기에 이용할 뿐이다. 내가 쓴 내 글을 소통하고 소비하는 통로로 이용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내 일상이 어떻네마네 하는 이야기 거의 하지 않는다. 오직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 글로써 표현한 바를 이야기하고자 할 때 그때에 국한해서 빌릴 뿐이다.
물론 그것만을 위한 놀이에 열중할 때가 있었다. 그때를 회상하는 많은 지인이 그때가 재미있었노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도 한때의 유희에 지나지 아니해서 그런 시절, 지금과 같은 때를 위한 워밍업 정도였다고 이야기해 둔다.
나는 내 글로써 나를 이야기하고 싶지, 한가롭게 셀카 놀이하면서 나를 소비하고 싶지는 않다. 해본들 중늙은이가 무슨 즐거움을 주겠는가?
기자로서 나는 2015년 해직과 더불어 글쓰는 기자를 떠났다. 이후 영영 글쓰는 기자로 돌아가지 못했고, 아니 더욱 정확히는 돌아가지 않았고, 기자직이라는 타이틀은 유지한 채 이른바 관리직이라 해서 문화부장질도 잠깐하고 한류기획단장이라는 질도 잠깐 했다.
기자가 글쓰는 기자를 포기한다는 것은 글쓰기를 포기하는 일이랑 같다. 떠났지만, 그것이 비록 시작은 타의이기는 했지만 나중에는 자발로 둔갑하기는 했지만, 글쓰기 자체를 내가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무엇인가 쓸 만한 것이 있어야 했고, 그리하여 그때부터 비로소 내 글이라는 것들을 염두에 두고서 글쓰기 생활이라는 새로운 단계를 실험했고, 지금도 실험 중이다.
나이 들어가며 절대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게 되었지만, 현재로서는 죽을 때까지 나는 무엇인가를 쓰다 죽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그것이 의미가 있건 없건, 그야 독자들 판단에 맡길 뿐이요, 이러지 아니하면 내가 존재가치가 없어지는 듯해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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