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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매다. 보통은 크리스마스 무렵 엄동설한에 피기 시작해 이 무렵이면 만개하고 지기 시작해야는데
첫째 올해는 개화시기가 예년에 견주어 열흘 이상 늦어진다는 이 납매 주인이요 하남정사 독거노인인 기호철 옹 말이 맞는 듯하고
둘째 이곳 하남정사는 그 주위 환경이 나는 자연인이다 천상 그것이어니와 내 고향 견주어선 새발의 피 수준도 되진 아니하나
볕이 늦게 들고 해발고도 또한 백오십미터 고원지대라 겨울이 긴 까닭도 있으리라.
2, 3년전쯤 이 납매 묘목을 장성 어느 묘목장에서 구입해다간 심었으니
나 또한 그 자리에 동행했거니와 그리 마련한 납매 한 주를 이곳 하남정사에 심어 그것이 마침내 이제는 제법 나무구실을 해서 저리도 꽃망울 터트린다.
납매는 그 향을 맡아보지 않은 사람은 그 정취를 모른다.
채 가시지 아니한 냉기를 뚫고 은은하게 베어나는 향은 일품 그것이라 그 어떤 인공 향보다 진하고 달콤하다.
독거가 마뜩히 마음 둘 데도 없어 오직 이 납매 하나 부여잡고선 금지옥엽 돌보는지라
그 정성 안쓰럽다가도 한없이 고마울 뿐
인근 동백은 이제 겨우 만지다 마츰내 곪아터지는 뽀루지마냥 입을 벌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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