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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동지팥죽, 태음력시대의 태양력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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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팥죽



24절기는 태양력이다. 매년 딱 고정하지는 않아 하루이틀 변동이 있다. 태양력 채택 이전 책력 주축은 달이 이지러지고 차는 주기에 착목한 태음력이었다. 둘은 언제나 충돌 소지가 있고 실제로 그러했다. 내가 지금 당장 예를 들진 못하나 동지인 줄 알고 팥죽 쑤었다가 낭패본 이야기를 조선시대 문집에서 봤다.


이런 혼란을 막고자 국가에선 책력을 맹글어 동지 무렵인가 신하들에게 배포했다. 시간은 오직 제왕만이 독점 전유한다.

그래서 함부로 민간에서 책력을 반시 반포하지 못한다. 지리 역시 그러해 지도 역시 제왕이 독점한다. 저 하늘 저 땅을 전유하는 자를 일러 王이라 하니 그는 시간의 지배자였고 순환의 주재자였다. 




이 흐름이 통상에 위배하는 일을 음양이 조화를 잃었기 때문으로 보았다. 천재지변은 이를 제대로 주재하지 못한 帝王의 과실에서 찾았으니, 그런 까닭에 이런 천재지변마다 군주는 그것을 하늘과 땅의 경계로 보아 조신하는 쇼를 벌였다. "帝, 諦也(황제는 삻살피는 것이다)"라 푼 자전이 많은데 《설문》에서도 이럴 것이니 이에서 諦는 바로 天志, 곧 하늘의 뜻을 살핀다는 뜻이다.


천문도...천문은 제왕이 독점했다.



하지만 독점에 따른 폐해 역시 적지 않으니, 그런 천재지변마다 군주가 독박을 쓸 수밖에 없다. 이 모순을 절충한 제도가 바로 재상이다. 재상은 독박을 대리한다. 모든 공은 군주에게 돌리되 모든 화는 그 보필을 잘못한 재상에게서 찾은 것이다. 천재지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재상을 해임하는 제도는 한반도에선 이미 신라시대 이후로 죽 보인다. (December 23, 2017) 


*** 


독점은 언제나 그 독점하는 최고권력자를 최전선 총알받이로 내몬다. 

권한이 큰만큼 그에 따르는 책임과 부담도 크기 마련이다. 


절대군주제에서는 모든 권력이 군주 한 사람으로 집중하기 마련이라, 하늘을 독점하면 그 하날의 재앙도 독박을 쓰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 전통시대 동아시아 군주는 천문 만이 아니라 지리, 곧 땅까지 독점했다.


하늘은 오직 군주를 통해서만 자기 뜻을 이야기 한다. 땅 역시 마찬가지라, 모든 땅이 군주 소유였다. 

하지만 이는 그 영광을 독점하지만, 문제는 그 징벌을 피할 수 없다는 치명적 결함이 있다.


천재지변이 났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당연히 그것을 독점하는 자가 져야 한다. 군주가 져야 한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이 절대군주제도 재상제도를 도입해서 권한을 일정 부문 위임하는 모양새를 취한다. 모든 영광은 군주 한 사람한테만, 모든 책임은 재상한테 덮어씌는 구조다. 이것이 절대군주제다. 이 절대군주제에서 재상은 파리목숨이었다. 그는 언제나 최고권력자를 위해 하시라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이를 우리는 총알받이라 한다. 대통령중심제에서 방탄총리라는 말이 있으니, 이 방탄총리는 방탄소년단과는 하등 관계가 없어 총알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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