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인도에 가서 보고 제일 황당했던 것 중의 하나는
키우는 돼지가 우리에 있는 게 아니라 온 마을을 돌아다닌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온 동네를 다 뒤지고 다니면서 주로 쓰레기 통을 섭렵해서 먹고사는 것 같았다.
공식적으로 인도인들은 고기를 안먹는 채식주의를 표방하다 보니
이 돼지는 잡아먹는 게 아니라고는 하지만 과연 그럴지?
필자가 보기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렇게 돼지는 놔서 키우는 것 같았다.
최근에 돼지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돼지를 우리에 가둬 키우는 것보다 개처럼 놔서 키우는 전통이 있는 지역이 상당히 넓다는 것을 알았다.
유럽만 해도 산업혁명이 시작되기 전에는 모두 돼지를 놔서 키웠다고 하니
심지어는 도시에도 거리마다 싸돌아다니는 돼지 천지였다는 이야기라.
돼지를 우리에 가둘 것인가 아니면 놔서 키울 것인가를 한 사회에서 결정하는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부분은 아니며 사회적 조건에 따라 결정되었던 모양이다.
중국만 해도 돼지 사육은 황하유역과 장강 유역에서 따로 시작되었다고 보는데,
황하유역에서는 돼지사육을 우리에 가둬 키웠고,
장강유역에서는 놔서 키웠던가 보다.
우리는 어느 쪽이었을까?
필자는 최소한 원삼국시대까지도 돼지는 우리에 가둬 키우지 않았다고 믿는다.
어떻게 아는가?
그건 나중에 다시 따로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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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Note ***
위진남북조시대 출토 도용 중에는 돼지우리를 형상화한 것이 아주 많다. 하나 같이 다 똥돼지다. 측간 아래서 응가 받아먹고 사는 돼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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