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대략 북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오르비에토 Orvieto 라는 산상 성곽도시 한 쪽에 물경 50미터를 파고 내려간 우물이다. 포초 디 산 파트리치오 Pozzo di San Patrizio 라 하니, 영어로는 St. Patrick's Well, 성 패트릭 우물이라 부르는 곳이다.
생김새가 이러한데 저 우물벽 뒤로 계단식 오르내림 시설이 있다. 하도 깊어 두레박 사용은 엄두를 내기 힘들다.
이 우물은 피렌체 출신 건축가 안토니오 다 산갈로 Antonio da Sangallo the Younger 라는 친구가 1527~1537년에 교황 클레멘트 7세 Pope Clement VII 부탁을 받고 만들었다 하는데, 불쌍한 이 친구, 교황이라는 자가 쪽팔리게 1527년에 로마황제 Charles V한테 쫓겨나서 이곳으로 피해 웅거했다고 한다. 그 완공은 교황 Paul III에 와서야 보게 된다. 더 불쌍한 교황.
원추형 이 우물은 정확히는 깊이 53.15미터에 바닥 지름은 13미터다. 248개 계단이 있고 70개 창을 내서 채광을 했다.
천상 그 입지조건은 오녀산성이랑 비슷해 문제는 이런 데가 방어에는 유리할지 모르나 결정적인 단점이 물이라, 그 내부에선 물이 나지 않거나 충분한 양을 확보할 수 없어 저리 깊은 우물을 파고 내려간 모양이라 저 인근을 타고 흐르는 해자 같은 강 바닥까지 닿을 만 하다.
저 오르비에토 우물을 서울에서 다시 조우했다.
한남동 리움이다. 그 전시장 아래위를 관통하는 이 설치물, 영락없는 오르비에토 우물에서 모티브를 차용했다.
위에서 바닥으로 내려다본 모습이니
아래서 올려다 보면 이렇다.
종 모티브도 차용한 모양이라 내 키가 서장훈만했더래면 저 수하식으로 비름빡을 때릴 뻔 했다.
최정화 작가 2014년작 <연금술>이라는데 설명은 다음과 같다.
FRP, 철골, 크롬도금
최정화의 <연금술>은 리움 건축의 상징적인 공간인 나선형 계단의 로툰다 천창에 매달려 있습니다.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접시들을 구슬 목걸이처럼 일렬로 꿰어 만든 이 작품은 흰 로툰다를 배경으로 오색빛을 발하며 로툰다의 중심을 채워줍니다. 작품 제목인 연금술이 마법같은 기술을 의미하는 것처럼 작가는 플라스틱 공산품을 하늘에서 내려오는 보석 동아줄 같은 신비로운 모습으로 바꾸는 '일상의 연금술'을 실현시켰습니다. 이는 거대하고 완전한 것 대신 일상적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하찮고 소소한 것으로부터 예술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작가의 예술철학을 반영합니다. 또한 미술관 입구의 세기의 선물은 다양한 양식을 혼성 모방한 가짜 기둥으로 건물의 전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나는 이런 설명 경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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