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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물펌프 작두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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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를 듯 한데 내 고향 김천에선 작두라 했다.

과거형으로 일컫는 까닭은 지금은 거의 다 사라졌거나 실물은 남아도 작동을 멈춘 까닭이다.

작두라 하니 작두보살 떠올리고
모가지 자르는 공포영화 연상하겠지만 암튼 울 고향에선 작두라 했다.

그와 세트를 이루곤 하는 샘 혹은 우물도 이름이 달라 
호남 쪽에선 시암 혹은 시얌이라 하는 듯 하고 울 동네선 새암이라 한다.

샘은 서울 사투리다.

새암 물은 두레박으로 길기도 하지만 저런 식으로 그 옆에다가 딸을 파서 작두를 설치해 물을 퍼올리기도 했으니 
원리는 펌프라 물을 길어 올릴 땐 바가지로 물을 부어 열라 펌프질을 해야 했다. 

겨울엔 꽁꽁 얼어 그걸 막겠다고 개똥이한테 덮어주고 깔아주는 이불을 둘둘 말기도 했는가 하면 
그 얼음 녹인다고 불을 질러대곤 했으니, 
그래서 지금 남은 작두에 불에 그을린 흔적이 그리 많은 까닭이 그것이다. 

펌프가 버려진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중 하나가 수질검사다.

한땐 생명줄이었던 작두가 이젠 장식으로 변하기도 한다.

경주 시내 어느 전통민가 저 작두도 그렇다.

어찌하겠는가?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타자기 사라졌듯 작두도 그렇게 종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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