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반대합니다.
앞에 첨부하는 이 사안에 대해서는 내가 이것이 공론화하기 전에 다른 통로를 통해 조금은 들은 이야기가 있다. 내가 알기로 배현진 의원은 애초 목적이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책박물관을 도서관으로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걸 도서관으로 바꾸고자 여러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었으니, 나중에 보니 저 법률개정안으로 모습을 드러내더라.
이 사안, 실은 문화재업계로서는 심각한데, 사태 핵심은 법률안 자체가 품은 독소조항이 아니다. 내가 보는 한, 이번 사태 심각성은 언뜻 문화재업계에서는 얼토당토않게만 보이는 저 국면이 실은 압도적인 주민 지지를 등에 업었다는 점이다. 내가 보는 한 이 점이 중대하다.
지역사회에서 도서관과 박물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양자택일이 주어진다면, 지역주민들은 그 어떤 누구도 박물관을 원하지 않는다. 모두가 도서관을 선택한다.
간단히 말한다. 박물관은 도서관과의 전투에서 처절히 패배했다. 이 점을 하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는 박물관이 왜 실패했고, 왜 실패하고 있는지 냉혹한 성찰을 요구한다.
내가 송파 현지 가서 주민들한테 물어보진 아니했다. 하지만 안 봐도 비디오다. 어느 누구도 책박물관을 원하지 않는다. 도서관을 달라 한다. 저 법률개정안은 그래서 실은 문화재업계로 보면 실로 처절한 패배의 현장이다.
물론 저 법률안은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 현재의 여야 국회 구도도 그렇고, 개정안 자체가 품은 독소조항 때문이다. 저것이 불러올 파장은 박물관의 붕괴다. 이걸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너무 잘 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우리는 왜 박물관이 도서관과의 전투에서도 맥도 못추고 패배했는지를 물어야 한다. 저 법률개정안을 두고 문화계 혹은 문화재업계에서는 성토 일색이며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문제는 저것이 과연 현실화한다 했을 적에 그 박물관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걸 생각해야 한다.
유물을 대여하는 박물관? 그건 도서관이지 박물관이 아니다. 핵심은 이에 있는 것이다. 단순히 박물관을 도서관으로 혼동한 까닭이 아닌 것으로 본다.
내가 아는 한 배현진은 단순히 박물관 실정을 모르고 저런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 아니다.
***
이곳에서 차마 자존심 때문에 구체적인 지역 사례는 들지 않겠지만, 이런 사태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다. 다들 박물관은 싫다 하고, 도서관을 달라한다.
간단히 말해 박물관은 버림받았다. 왜 버림받았는가? 이 성찰이 없으면 박물관은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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