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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

서왕모의 복숭아

by 여송은 2021.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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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 중인 요지연도瑤池宴圖 속 서왕모西王母를 보고 왔으면서도

서왕모가 손오공이 천계에서 지키던 복숭아밭(반도원-蟠桃園) 주인이란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제가 요즘 이렇게 계속 뒷북입니다.

요지연도瑤池宴圖 중 서왕모의 복숭아

 

요지연도瑤池宴圖 중 서왕모의 복숭아, 나도 하나 따서 먹고 싶다.


서왕모는 ‘모두의 신선을 감독하는 최고의 신선’,

‘신선 of the 신선!’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서왕모가 신선 중의 신선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네, 맞습니다.

바로 이 신비한 능력을 담은 복숭아(반도-蟠桃) 덕분입니다!

서왕모는 먹으면 불로장생을 가져다준다는 신비한 복숭아 반도蟠桃가 열리는 과수원을 갖고 있어, 반도가 열릴 때쯤이면 요지瑤池에 모여 반도회를 열어 복숭아를 나눠준다고 합니다.

이렇듯 서왕모는 불로장생, 불사를 관장하는 여신으로서 불로장생을 꿈꾸는 이들과 신선도 수행자들에게 깊은 숭배를 받아왔습니다.

신선이 되고 싶다면 서왕모에게로!

백자 청화 복숭아 모양 연적白磁靑畵銅彩桃形硯滴 높이 10.5cm, 몸통지름 10.3cm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서유기에 나오는 신비한 복숭아의 설명을 보면

3천년에 한 번 열리는 복숭아는-크기는 작지만 먹으면 몸이 가벼워져 신선이 될 수 있고,

6천년에 한 번 열리는 복숭아는-이내(산속에 생기는 아지랑이 같은 기운)를 타고 날아다닐 수 있으며, 불로장생할 수 있고,

9천년에 한 번 열리는 복숭아는-자줏빛 반점이 있는 것으로, 비록 씨는 작지만 인간이 이 복숭아를 먹으면 하늘과 땅, 태양, 달만큼이나 오래오래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청자 복숭아모양 연적(靑磁桃形硯滴), 고려시대, 높이 8.6㎝ / 삼성미술관 Leeum 소장

 

요지연도를 보면 주나라 목왕이 서왕모로 부터 받은 복숭아에는 자줏빛 반점이 있는 걸 볼 수 있다. 혹시 9천년에 한 번 열린다는 그 반도蟠桃인 것인가. 통큰 서왕모...

 

장생도 /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소장 
장생도 속 복숭아 / 이것이 진정 자줏빛 반점이 있는 복숭아구나! 처음 그림을 보고, 점들이 있어서 복숭아 한 입 먹으면 아플 것 같다고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나의 무식함에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린다. 9천년에 한 번 열린다는 그 전설의 복숭아였어!!!!


만약 서왕모가 복숭아를 나눠 준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복숭아를 먹고 싶으신가요?

3천년산? 6천년산? 9천년산?

제가 예전에 한 번 말씀 드린 적이 있었는데, 저의 꿈은 ‘무병장수’입니다.

진시황처럼 ‘불로장생’까지 꿈을 키워 볼까요? ㅎㅎㅎ

건강히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가 담긴 복숭아를 보면서, 팍팍한 코로나시국 잘 이겨내 보기로 합시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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