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 시민의 품으로 돌아간다…靑, 2022년까지 전면 개방(종합)
송고시간 | 2019-12-03 18:26
내년까지 한양도성 성곽 북측면, 2022년까지 남측면 개방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북악산 개방, 문재인 정부에서 마무리
기사를 죽 훑어가면 "'김신조 사건' 이후 시민과 차단됐던 북악산의 개방이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돼 문재인 정부에 이르러 '마침표'를 찍는 셈이다"는 구절이 보인다. 이 대목이 이번 북악산 일대 추가 개방 핵심이라고 본다.
북악산 일대가 개방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구간에 따라 적잖은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런 번거로움도 최근에는 많이 완화했지만, 이번 조처는 그런 것들까지 장벽을 완전히 없애자는 것으로 나는 이해한다.
청와대 주변은 알려졌듯이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를 습격하려던 사건이 일어나면서 금단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그런 청와대 주변이 개방 바람을 타게 된 것은 문민정부를 표방한 김영상 정부 출범과 궤를 같이한다. 김영삼은 청와대 앞쪽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놨다.
이런 개방 움직임이 가속화하다가 노무현 정부에서 다시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된다. 2006년 1월 24일, 정부는 광화문 월대 복원 계획과 더불어 북악산 일대 개방 방침을 발표하게 된다. 당시 이 발표를 조금은 생뚱 맞게도 문화재청장이 맡았으니, 이들 구간이 한양도성이 지나는 문화재 구역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문화재청장은 유홍준. 그날 오전 10시 경복궁 안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다소 상기한 표정으로 나타난 그는 서울의 유네스코 '세계역사도시'로 등재케 하기 위한 일환으로 1968년 1ㆍ21 사태 이후 38년 동안 일반인 출입이 전면 통제된 북악산 일원은 단계적으로 개방한다고 발표한다.
2007. 4. 5 북악산 개방구간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유홍준 문화재청장
앞서 그 전해 10월1일에는 한양도성 북문인 숙정문 일대가 개방을 결정한 데 이은 후속 조치이기도 했다. 이런 개방 방침과 더불어 북악산 일대는 식생조사 등을 거쳐 '사적 및 명승'으로 지정키로 했으며, 서울시내가 조망되는 지역을 따라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탐방로를 조성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른 실제 개방이 이뤄진 것은 이듬해 4월이었다. 식목일인 그달 5일 오전 10시를 기해 청와대는 북악산 일원을 개방됐다. 이 행사에는 노무현 대통령 내외와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문국현 유한킴벌리사장, 시인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그리고 일반시민 등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노통은 이날이 식목일이며 북악산 숲이 잘 관리된 사실 등을 상기하면서 "숲을 잘 가꾸면 300-400년 뒤에는 그 숲이 문화재가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아가 명륜동에 살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서울)성벽을 걷다가 막히는 바람에 답답했으며, 이에 대통령이 되자마자 (북악산 일대) 개방을 지시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에 대해 유홍준은 "북악산 개방과 함께 서울의 녹지비율이 5.6%에서 일약 26%로 뛰었다"면서 "이는 세계 대도시 중 녹지비율로는 캐나다의 밴쿠버 다음"이라고 말했다. 개방 구간은 창의문(자하문)에서 백악나루, 곡장, 숙정문을 거쳐 와룡공원(홍련사)에 이르는 북악산 서울성곽 4.3km 전 구간(쌍방향)이었다.
2007. 4. 5 북악산 개방구간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유홍준 문화재청장
하지만 이때 개방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신분증이 있어야 했고, 그 신분증을 제출해서 출입증인가 뭔가를 받아야 했으며, 기타등등 암튼 짜증 나는 일 천지였다.
그래도 북악산 일대가 이런 수순들을 통해 서서히 시민 품으로 돌아왔으니, 이제 조만간 정말로 그렇게 큰 변수나 절차없이 북악산 일대를 활보할 날이 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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