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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어플이 밀어낸 화초사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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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올컬러 사전이 신간으로 배달되었으니, 살피니 화초사전이라.


중년 남자들한테는 돌씽의 로망을 심어준다는 어느 티브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든가? 그에 출연하는 산사람들은 누구나 구비하더라.


각종 화려찬란한 사진으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화초 종류와 그 습생을 정리했거니와,

글쎄다.

저 자연인들 말고 저처럼 무거운 책자 이젠 관상용 완상용 아닌가?

사진 한장 찍어 화초 이름 알려주는 어플에 얹이면 그 꽃 그 식물 그 나무 단박에 아는 시대를 우리는 산다.

저런 사전류 책자 일일이 들춰보며, 무슨 꽃인지 궁구하는 과정이 如컨대 치매 예방이니 하는데 도움이 썩 되지 않을 것은 아니로대, 종래와 비교하면 저 꽃이 무슨 꽃이며, 저 식물이 무슨 식물인지 몰라 궁금 혹은 의아로 남겨둔 것들을 순식간에 어플 하나 구동함으로써 푸는 시대를 사는 것이다. 

그것을 궁구해 나가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희열을 느끼는 사람도 없지 않겠지만, 이젠 쓸모없는 짓이다. 왜 쓸데없는 데다가 시간과 정력을 낭비한단 말인가?

어플에 맡길 것은 과감히 그에다가 던져버려야 한다. 

내가 항용 말하듯이 우리 문화재 현장에는 이런 쓸데없는 짓이 너무나 많다. 
여즉도 실측이 고고학 기본이라며, 토기 쪼가리 아래 위 속 그림 그리고 측량하는 일을 알아야 고고학을 한다며, 그에 입문하고자 하는 애들한테 좌절감을 주는 교육이 버젓이 횡행한다. 

그런 그림, 그런 측량할 시간에 다른 일 해라. 기계가 할 짓을 왜 인간이 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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