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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암 학술대회가 나로선 유럽 떠나면서 뵙지 못한 엄마 찾는 날이었으니 담주엔 아버지 제사라 다시 내려오긴 해야 하지만
마침 잘 됐으니 오늘부터 이른바 최강 한파라 해서 배추를 뽑아야 했으니 그거 손수레로 싣고 날았다.
하도 바람이 매섭게 불어대고 눈발까지 날리는 마당에 콧물 눈물이 절로 흘러 누가 보면 선친 그리워 흘리는 눈콧물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뽑는 엄마가 이르기를
요새도 배차가 자란 모양이라 어수 커여
그러고 보니 속이 옹골차다.
지금 뽑지 아니하면 다 얼어벌 테니 잘됐다 싶다.
저번에 이미 실어다 나른 배차들은 김장독에 들어갔다.
몇 포기 뽑아가서 괴기 쌈이나 해야겠다.
백수가 되다 보면 다 장사로 보인다.
배추 시세는 어떤가? 이문은 남을까?
기름값 빼고 나면 얼마나 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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