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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엄마야 누나야 같이 살자던 강변 백사장은 산림파괴의 유산

by taeshik.kim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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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 이른바 사대강운하를 건설하네 마네 하다 결국 어정쩡한 사대강사업으로 귀결했거니와 내가 이해하는 한 이 사업은 강 준설과 강변공원 및 걷거나 자전차 타는 강변도로 건설로 드러났으니

어째 이 사업 그리도 비판하던 사람 중엔 걸핏하면 이명박도로 따라 자전차 타는 이가 많더라만

암튼 이 사업이 한창 진행할 적에 주로 환경보호론자들을 중심으로 그 반대논거 중 하나로 자주 내세운 것 중 하나가 모래무지였으니

이들은 굴삭기 굉음하는 모래사장 준설장면을 자극적으로 제시하면서 그렇지 않은 시대의 평화롭다던 백사장 사진을 대비하면서 이르기를

봐라, 이 아름다운 백사장이 사대강사업으로 이리 만신창이다

는 여론을 환기했거니와 그리하여 걸핏하면 그 강변에서 떼죽음했다는 물고기떼를 그 방증자료로 첨부하기도 했다.

물론 모든 강변백사장을 일률로 삼을 순 없지만 백사장은 실은 환경파괴 산림파괴의 유산이라는 사실을 저들 환경론자들은 알면서도 외면하거나 모른다.

반짠반짝 운모가루 빛나는 강변백사장은 상류에서 씻겨내린 흙탕물 중 모래만 남은 것이어니와 늪이라도 하는 것도 실상 대다수가 인위, 곧 환경파괴의 산물이다.

자연이 선사한 운운은 개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에서 6070년대까지를 보낸 노땅들은 누구나 기억하겠지만 여의도는 온통 백사장이었고 상류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한강을 덮음에 따라 걸핏하면 물바다였다.

그립다는 그 한강백사장은 산림파괴가 준 선물이었다.

이 점을 망각하면 안 된다.




그런 여의도가 비로소 백사장을 쳐내고 홍수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으니 이건 말할 것도 없이 박정희와 김현욱의 위대한 업적이다.

저들 미친 놈이 없었으면 하세월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강남 송파 마포 일대 상습홍수는 전두환시대 혹은 그 이후 대역사가 이뤄짐으로써 비로소 그 망령을 떨쳐낼 수 있었다.

역사는 선악의 포폄이 아니다. 주어진 팩트라는 직물을 기반으로 짜내는 의류다.

엄마 누나랑 노는 한강백사장이 재림하는 날은 한반도 숲은 사라진 시점이다.

김동인이 주입한 붉은산은 걸핏하면 사태가 나는 산사막을 말한다.

나는 백사장도 붉은산도 다 본 사람이지만 그 광경 다시 접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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