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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굴립주堀立柱 vs column implanted in the ground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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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은 땅바닥에 그대로 말뚝으로 박는 일도 있고, 받침시설을 하고는 그 위에다가 얹기도 한다. 사진에서 보듯이 말목으로 박아버린 것을 일본 고고학계에서는 굴립주라 한다. 이것이 무슨 거창한 개념 혹은 설명이겠는가?

 

저와 같은 기둥을 써서 세운 건물을 굴립주건물이라 하며 그에 대한 영어 표현으로 내가 본 것 중 의미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으로

a building with columns implanted in the ground

라는 표현이 있다.

저런 말이 우리한테는 본래 없던 것이라, 일본 고고학이 쓰는 말이다. 

무슨 대단한 개념도 아니고 개념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무엇보다 우리한테는 매우 생소한 억지 한자 조어造語다.

굴립주堀立柱, 글자 그대로는 땅을 파서 세운 기둥 정도를 의미한다. 무엇보다 저 말은 탈문법이라, 굴립주堀立柱라 할 적에 柱는 어디에 걸리는가? 정상의 문법 혹은 표현이라면 柱는 掘과 立 다 걸려야 한다.

하지만 저 말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는 전연 딴판이라, 립立은 柱라는 대상 혹은 목적어가 있는데 掘은 없다. 세상에 이런 표현 없다. 

 

구멍이 뽕뽕 뚫린 데가 기둥을 박았던 흔적이다. 좆도 아니다.



그에 견주어 영어로는 저리 쉽게 이해된다는 역설을 어떻게 설명할 건인가?

얼이 빠지면 간도 배알도 다 내어주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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