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청하련다. 상처받은 영혼, 피로한 육체에 잠보다 위대한 보약은 없다.
하지만 이런 잠을 앗긴 이가 더러 있다. 우리는 그런 증상을 불면증이라 하며, 그런 증상을 앓는 이를 불면증환자라 한다.
잠이란 무엇인가?
셰익스피어가 Macbeth 입을 빌려 잠이 무엇인지 정의한 적이 있다.
어떤 목소리를 들은 듯 한데? "더는 자지 못하리라.
맥베스가 잠을 살해한다"고 말야. 아무 죄 없는 잠,
걱정이라는 뒤엉킨 실타래를 풀어주는 잠,
하루하루 삶의 위안이며, 고된 노동의 목욕탕이고
상처받은 영혼의 진정제이며, 위대한 자연의 두번째 과정이고
삶이란 축제에 가장 중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그 잠 말이지.
Methought I heard a voice cry, “Sleep no more!
Macbeth does murder sleep”—the innocent sleep,
Sleep that knits up the raveled sleave of care,
The death of each day’s life, sore labor’s bath,
Balm of hurt minds, great nature’s second course,
Chief nourisher in life’s feast.
from Act 2, Scene 2 of Macbeth by William Shakespeare
***
전문번역가가 아니요, 더구나 전업의 셰익스피어 전공자도 아닌 까닭에 저 현란한 언어의 마법을 내가 21세기 한국어로 제대로 옮길 능력이 없다.
이에서 잠을 셰익스피어는 death of each day’s life라 하거니와, 이 맥베스는 줄곧 살인을 코드로 하는 까닭에 그런 음습한 단어를 계속 동원하거니와, death, 역시 그러하다. death라 했으니 each day’s life란 이 경우는 고된 일상을 말할 것이로대, 그러한 측면은 그 뒤에 곧바로 이어지는 sore labor’s bath라는 말에서 그대로 반복한다. 곧 each day’s life란 sore labor다. sore라는 말도 손톱밑에 찌르는 바늘 같은 느낌이 있다.
어떻든 이 경우 death나 sore, 혹은 bath는 그 본래의 이미지를 살려 옮겨야 한다고 본다. 다만 나는 그 마뜩한 방식을 모르겠다.
잠을 정의, 혹은 수식하는 knits up the raveled sleave of care...이에서 관건은 care가 되겠으니, 그 많은 의미 중에 이 경우는 걱정worries에 가깝게 보인다. raveled sleave란 엉킨 실타래다. 걱정이란 마음의 고통이 실타래 엉키듯 했으니, 그런 엉킨 실타래를 풀어주는 존재가 바로 잠이라 한다.
더불어 맥베스는 잠이 Balm of hurt minds라 하거니와, balm이라는 이미지를 빌려와 기름 목욕 우유 목욕을 하는 소피 마르소 이미지를 상상하면 되겠다. 더불어 balm은 그 직전 bath에 계속 이끌린 지껄임이다.
맥베스는 잠을 great nature’s second course라 하는데, 이 경우 course는 신진대사를 이미지로 깔지 않은가 하는데, 그렇다면 위대한 자연의 first couese는 무엇일까? 두번째를 잠이라 했으니, 첫번째는 깨어있음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잠을 Chief nourisher in life’s feast라 한다. chief가 chef와 어원을 같이 하지 않느냐 하는데, 어떻든 삶이라는 축제, 혹은 삶이 가져다 주는 축제에 맛난 것을 가져다 주는 존재가 바로 잠이라 한다.
셰익스피어는 언어의 마술사다. 나는 저와 같은 표현들이 뻬갈 한잔 들이키고 함부로 지껄인 말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절차탁마!
셰익스피어는 결코 이백일 수는 없었다. 그는 글자 하나로 골머리를 싸맨 두보에 가까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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