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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 autumn over Changdeokgung Palace, Seoul
昌德宮의 晩秋
영영 보내는 거 아닌가 싶어 기별을 넣었더니
이번 단풍 다 져서 볼 게 없단다.
궁릉유적본부 전언이었다.
문화재청 산하 궁과 능을 관리 전담하는 그 조직 말이다.
속는 셈 치고 내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마침 점심 약속도 없어 뚤래뚤래 사진기 들고 나섰다.
보는 눈이 있어 의관도 맞찼다.
보니 이렇다.
단풍이 항거다.
열라 벌겋다.
절정 지나긴 해도 그런대로 제멋은 난다.
난 이 무렵이 좋다.
물리도록 먹어댔다.
졌단 말이 썩 틀리진 아니해서 은행은 줄줄이 옷을 벗는 중이라
그리 훌떡훌떡 벗어제낀 옷가지 연못에 흥건이라
이리도 핏빛인 줄 알았더래면 솜 수건이나 준비할 걸 그랬다.
어데다 눈길 둘지 몰라 하늘을 쳐다보니 하늘도 마찬가지라
내년을 기약하며 작별한다.
이렇게 또 한 해는 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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