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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자다가 불려나온 오세윤, 논문용과 보도용 사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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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그네가 한창 정비보존 차원에서 찔끔 발굴 중인 경주 쪽샘지구 발굴성과를 공개했다.

그 찔끔 발굴에서 저 마갑馬甲, 다시 말해 말에다가 입힌 갑옷이 느닷없이 출현했다. 

당연히 이 성과는 언론을 통한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했다. 한 건 잡았다 이거지. 

그리하여 마침내 기자님들 불러다 놓고는 대대적으로 현장을 공개했다. 

서울 주재 기자님들이 내려가야 했으므로, 대개 문화재청 홍보방식은 이렇다. 

현장 공개는 그날 낮에 하고, 관련 보도자료는 그날 오전 일찍, 요새는 주 52시간 때문에 오전 9시에 푸는 일이 관례가 되었는데 저때는 이 제도 시행 전이라 대개 7시쯤 일괄 배포했다. 

앞 사진은 문화재청 대변인실을 통해 그날 오전 일찍 경주연구소가 통해 공개한 관련 첨부사진이다. 

이거 말고도 관련 사진을 잔뜩 첨부했다. 얼마나 흥분했겠는가?

한데 그 사진들을 보니 사람이라고는 단 한 마리도 안 보여 연구소로 전화를 했다.

"오세윤 다시 불러!
조사원들 작업 장면 담은 사진 다시 찍어 배포해!"

그리하여 나중에 연구소가 추가로 배포한 사진들 중에 아래 것이 포함됐다. 


덕분에 오세윤 자다가 다시 불려나왔다.

경주지역을 중심으로 암약하는 문화재 전문사진작가 오세윤은 언론에 정식으로 저 현장을 공개하기 전에 현장을 가서 사진을 찍었다. 

같은 현장을 전하는 이 두 장면

이후 내가 문화재청이나 연구소 상대 보도자료 작성법 강의할 적마다 두고두고 써먹었다.

사람 들어간 사진!

혹자는 이런 차이를 논문용과 보도용으로 구분하는데, 나는 이런 구분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 

논문용이 어딨고 보도용이 따로 있단 말인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른바 논문용의 효용을 부정하고픈 마음은 없다. 그것도 때에 따라 다르다는 것쯤은 안다. 

다만, 시종하고 일관해서 사람이 없는 문화재 유물이 무슨 소용 있단 말인가? 

이른바 논문용이라는 사진들 보면 오바이트 나온다. 

솔까, 이런 발굴현장 공개가 논문을 위한 것이던가?

대국민 홍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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