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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철사 멧돼지 한 마리 기어다니는 비봉리 유적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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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풀 사적과 잡풀 전시관
잡풀을 헤매는 멧돼지 한 마리



이곳을 굳이 다시 찾은 이유는 고고학이 내장한 박물관주의 그 참상을 확인하려 함이라

그래 맞다. 저 유적 발굴조사와 전시관 오기까지 박물관 내부에서 관람객 기미가 나기만 하면 틀어대는 인터뷰 영상에 나오는 조사 당시 국립김해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임학종이 막대한 공을 세웠음은 인정해야 하나

나 역시 책임이 막중한 까닭이다.

그땐 지키는 게 능사인 줄 알았고 그래서 물불 안가리고 냅다 달리기만 했다.


팔천년전 가장 오래된 신석기시대 통나무배가 발견됐다고? 그래서? 그 배조차 김해 가 있다.



왜? 문화재를 지키는 첩경이야말로 현지보존이 최선이라는 밑도끝도 없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래서 현지보존도 되고 전시관도 들어섰으니 나는 뿌듯한가?

실은 불편하기 짝이 없어 저딴 걸 왜 보존하냐 그리 외친 나를 심판한다.

전시관이 충분치 아니해서?

천만에.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몇놈만 좋아한 고고학주의



교육적 효과?

무슨 교육을 얼마나 한단 말인가?

현장성은 전연 없어 조사 끝나고 다 헤집어 남은 것도 없는 현장은 잡풀더미일 뿐, 그래 저에서 출토됐다는 멧돼지 토기 그림 하나 꼴랑 참조해 철사인지 강철인지로 대강 긁어 조여만든 조형만 덩그러니 잡풀을 헤엄칠 뿐이다.

저딴 보존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전시관은 돈 먹고 전기 먹고 물먹는 하마일뿐이다.

건물은 온통 파리가 날릴 뿐이니 누가 찾는단 말인가?


이렇게 도토리 타닌을 제거했다고? so what?



고작 고고학도 몇명? 누가 가? 설혹 그네가 간다한들 어중이떠중이 다 합쳐봐도 열명도 안되는 신석기 고고학도를 위해 만들었다?

그래 백 명이라 치자. 어떤 놈이 간단 말인가? 영디기? 춘배? 명색이 신석기로 밥먹고 살았다는 저들이 저길 가봤다는 소문은 금시초문이다.

저딴 걸 왜 보존케 하고 만들게 한다고 나는 그리 방방 뛰었을까?

몇놈만 자위하는 저딴 문화재 보존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


저 유적 이름을 어떤 놈이 비봉리 패총 유적이라 했는지 얼이 단단히 빠졌다.

패총? 조개무지만 있는 것도 아니며 통나무배가 조개무지랑 무슨 관계가 있으며 도토리랑 사람 똥덩이는 또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더 웃긴 건 저 유적 이름을 누가 기억한다고 비봉리 유적전시관이라는 이름으로는 저 전시관 검색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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