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탐험가의 밥에 대해 조금 더 써본다.
스콧과 아문젠의 탐험식량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스콧은 앞서 말한대로 "문명의 생활", 영국인 답게 영국식 식생활을 최소한 누릴 수 있게 준비했다. 따라서 통조림 위주로 후식으로 홍차까지 마실수 있게 준비한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요즘 미군 전투식량 말고, 예전의 씨레이션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 80년대 미군 씨레이션은 1인분을 따면, 그 안에 통조림과 담배, 커피까지 들어 있었다.
스콧은 그렇게 준비해서 남극으로 향한 것이다.
20세기 미군의 야전식량을 생각해 보면 당시로서는 그렇게 잘못된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스콧은 남극을 너무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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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아문젠은 예전 북서항로를 개척할때 북극 극지에 고립된 적이 있는데 이때 현지 에스키모로 부터 배운 극지 식량을 도입하여 먹었다.
그 중 유명한 것이 페미칸. 고기를 썰어서 지방하고 범벅을 만들어 굳히면 아래 사진에서 보는것 같은 개밥 같은 덩어리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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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칼로리 고단백 식량이다. 문제는 개밥이 아니라 사람이 먹는 것이라는것이 문제겠지만, 그냥은 절대로 먹을 만한 것이 못된다고 한다.
당장 돼지고기를 돼지비게하고 잘 섞어서 굳힌 다음 그걸 식사 때 생으로 먹는다고 생각해 보자. 고역일 것이다. 아문젠은 이걸 식량으로 썼다.
영국이 대항해기에 전 세계를 배를 타고 누빈 것도 평소에 개밥이나 다름 없는 음식을 먹는데 익숙했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사실 배에 건빵과 물을 주식으로 싣고 약간의 부식과 함께 전 세계를 누비라고 하면 유럽사람 중에서는 영국인이 제일 적격일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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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注 ***
필자가 페미칸이라 적은 음식은 pemican 이라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페미컨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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