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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하우夏禹, 묵자墨子, 도교道敎, 그리고 김유신金庾信

by taeshik.kim 2023.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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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비록 후대 상상화지만 그 강렬함을 잘 표현한 초상이다.

 

오두미도와 태평도가 대표하는 2세기 무렵 초기 도교 교단 특징 중 하나를 보면 강렬한 유토피아를 지향하는 농민 혹은 수공업자 중심 군사조직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유가가 요순을 이상적인 제왕으로 제시한 데 맞서 시종일관 하우를 그에 대항하는 성군의 이상형으로 내세운다.

왜 하우인가?

우임금의 행적 중 단연 압권은 치수다.
그는 범람하는 황하와 쟁투했다.

 

무씨사武氏祠에 보이는 하우夏禹. 오른손에 잡은 물건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치수治水랑 관련 있지 않나 상상해 본다.



왕위에 있은 8년을 오직 황하와 대전투를 벌여 마침내 승리했다.
터지는 황하를 막고자 그는 맨발로 튀어나갔다.

집엔 들러지도 않았다.

아니 들를 틈이 없었으니 얼마나 사투를 벌였는지 정갱이엔 터러기가 날 겨를이 없었다.

사서엔 정갱이라 했지만 그는 겨털도 없었고 거시기 털도 없었다.

이 눈물겨운 투쟁을 오직 백성을 위해 벌였다.

이런 그를 묵자 교단이 추앙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묵자 교단은 허례허식을 철저히 배격한다.

백성이 주리는데 음악과 예의가 무슨 개뼉다귀냐 외친다.

백성이 주리는데 무덤에 잔뜩 보물을 쏟아붓는 후장厚葬을 이들이 용납할리 만무하다.

이들은 입만 열면 하늘의 뜻이라고 운명에 순응하는 유가를 공격한다.

하늘의 뜻?
x까.

 

오두미도 탄생 본향인 한중漢中의 협곡



사람하기 나름이라 해서 그 운명론을 배격하니 외려 한 발 더 나아가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주의에 철저해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삶을 산다.

그들에게 하늘은 이런 사람들에게 적극 호응하는 의지의 하늘이다.
그래서 이런 하늘의 뜻을 천지天志라 부르며 그것을 개척하려 했다.

그런 묵자교도들에게 숙명에 맞서 홍수를 퇴치하고, 더구나 그를 위해 일반 백성들과 함께 웃통을 풀어헤치고 삽질을 한 우임금이야마로 이상 중의 이상인 성군이었다.

모두가 평등한 대동사회, 절대평등인 태평을 구현하기 위해선 그 구성원 모두는 철저한 희생을 요구한다.

이 희생은 지도자라고 예외가 없다. 아니, 지도자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웃통을 풀어헤치고 같이 누더기 걸치고 삽질 대패질해야 한다..

이렇게 훈련된 교단은 철저히 특공대다.
죽음을 불사한다.

묵자는 해병대를 능가하는 군사조직을 만들었다.

악으로
깡으로

이것이 그들의 교의였다.

 

하우가 권력을 잡은 힘은 홍수를 다스린 치수에 있었다. 이 점이 후세에 줄곧 대서특필된다.



맹자와 순자에겐 이들이 무섭게만 보였다.
열라 무서웠다.

그래서 열심히 씹어돌렸다.
반체제 조직이라고 선동하고 국가보안법으로 걸었다.

그 집요한 작업이 어느 정도 성공한 무렵
묵자교단은 새로 태어났다.

오두미도와 태평도다.

 

묵자를 최대의 적으로 돌린 맹자



그 흐름 중 하나가 한반도로 치고 들었으니 바로 화랑이었다.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흘러 묵자와는 거리가 먼 화랑엔 그 핵심은 결코 포기하지 못했으니 하우는 언제나 그들의 롤 모델이었다.

김유신

그의 이상형은 언제나 하우였다.

병사들이 눈보라에 쓰러지자 67세 노병인 그는 웃통을 벗어제끼곤 선두에 섰다.

하우가 그랬듯이 그는 집에 들를 틈이 없었다.

집앞을 지나다가 참모에게 말한다.

우리집 우물 물 좀 떠오라.

그걸 마시곤 말한다.

 

김유신의 우물물 마시기는 하우의 현신이었다. 김유신은 하우의 아바타였다.



우물맛이 그대로니 집안엔 별 일이 없구나.

그의 말 한마디에 군사들은 돌진했고
죽으라니 죽었다.

하우의 현신이었다.

(2017.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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