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향사鄕士라는 존재가 있다.
이 향사는 정의가 조금 까다로운데
사무라이가 성을 쓰고 칼을 찰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는 것이라고 할 때
영주가 사는 성밑거리(조카마치城下町)에 조영된 사무라이 구역에 살지 않고
사무라이가 맞기는 맞는데 농사를 지으며 살거나
농사를 짓는 사람들 중에 돈으로 사무라이를 사서 성을 쓰고 칼을 차면
이걸 대개 향사라고 부른다.
이 향사계급이 일본의 메이지유신-막말기에
가장 동요가 심했던 계층의 하나인데
막말에 칼들고 설치면서 사람 베기에 혈안이 되었던 소위 "지사"들은
대부분 각 번의 하급무사 둘째 아들 셋째아들들이거나
아니면 향사 자식들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이들은 사실 제대로 된 사무라이들-.
번이나 막부의 녹봉으로 충분히 먹고 살던 고급무사들이 볼 때는
사무라이도 아니었다.
그래서 취조할 때도 상급무사는 고문 없이 마지막에 할복을 시키더라도
이런 하급무사나 향사들은 고문에 마지막에 참수로 모가지를 날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우리로 치면,
얼마 전에도 이야기한 것 같지만,
딱 우리의 잔반계급에 해당한다.
우리의 잔반들도 스스로는 양반후손이라 생각했겠지만
있는 집 자손들이 볼때 뭐 저런 놈들이 다 양반 흉내를 낸다 했을 것이다.
논어 맹자 글귀는 좀 떼도
낮에는 밭에 나가 땅을 갈아야 하는 신분이니
딱 일본의 향사에 해당한다 하겠다.
바로 이런 계급이 한국사에서도
근대적 혁명의 주역이 되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결국 우리의 경우 이들은 불발에 그치고 말았던 것은 유감이다.
*** previou article ***
[막말인물전-7] 오쿠보 도시미치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말인물전-10] 동학"농민"전쟁이라는 분석의 난폭함 (27) | 2024.07.22 |
---|---|
[막말인물전-9] 메이지유신의 혁명성 (25) | 2024.07.22 |
[막말인물전-7] 오쿠보 도시미치 (27) | 2024.07.21 |
[막말인물전-6] 사이고 다카모리 (23) | 2024.07.21 |
[막말인물전-5] 사카모토 료마 (25) | 2024.07.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