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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39

나름 성실한 고고학도의 좌충우돌 성장기 며칠 전, 고고학을 사랑한다 거듭 외쳤던 김성실입니다. 김태식 단장님께 비보를 전해 듣고는 재차 부랴부랴 제 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스템에 오류가 있는지, 단장님의 실수인지 알 길이 없으나 제 글만 삭제됐답니다. 역대급 조회수 돌려주십시오.😭) 육체적 노동강도를 잊을 만큼 즐거웠던 발굴조사현장에서의 필드조사는 제게 고고학의 매력을 일깨워준 일등공신입니다. 실크로드 유리를 공부해 보겠다며 사직서를 내고 당당히 중국으로 건너갔지만, 박사의 벽은 만리장성보다도 길고 높았습니다.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외국 전공서적들을 껴안고 잠드는 날이 허다했고, 지도교수님께 혼나기 일쑤였습니다. 2020년부터 해외에서 주최되는 국제학술회의에 유리로 발표를 해보겠다며 여러 학회에 Abstract을 제출하기 시작했고, 제 .. 2023. 3. 27.
논문 같은 기사 기사 같은 논문 내가 모름지기 그리하지도 않았고 또 이것도 관련 기자질하면서 서서히 체득한 것이라 초반기에는 그리 철저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고학 발굴 소식에서 지번을 꼭 밝혀야 하는 이유를 나는 해당 유적 성격을 가늠하는 데 그것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이 결정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해당 유적이 바다나 강을 연접한 곳이라면 그와 연동하는 마을 혹은 건물일 것이요 그곳이 산상이라면 망루 같은 흔적일 수 있다. 그에 더불어 근자엔 지번 하나로 그 주변 환경을 한 눈에 조망하는 지도 서비스가 이뤄지는 중이라, 그 서비스엔 위성지도까지 포함하니 우리는 현장을 가지 않고서도 지번 하나 클릭함으로써 안방에서 주변 환경을 들여다 보는 시대를 산다. 그래서 반드시 지번을 밝혀야 한다고 본다. 나는 또한 해당 발굴을 시행한 조.. 2023. 3. 23.
주체의 전복, 지금 이곳에서 필요한 고고학 혁명 내 친구 영디기는 이 장면을 보고서는 대뜸 설정샷 운운했으니 이래서 서울 안 가 본 놈이 이긴다는 말이 나오는 법이다. 그래서 영디기 아니겠는가? 저 장면 원본은 이렇다. 설정 샷이 아니다. 기다려서 우리 사진기자가 포착한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온 거다. 어제 고고학계에서는 내내 화제가 된 서울 종로 신영동 고려건물지 발굴현장이다. 저 맨 앞 사진 하나만 달랑 걸어놓고는 나는 또 고고학을 향해 이렇게 쏘아댔다. 내 언제나 말하듯이 땅 파고 연구하는 일만 고고학이 아니다. 이런 사진을 찍고 소비하는 일 역시 고고학 영역이다. Doing Archaeology 새로운 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에서 관련 학과 나와야 고고학? 어디 굴러먹다온 개뼉다귀로 사기를 친단 말인가? 이것이 고고학이 사는 길이다.. 2023. 3. 21.
돌파적인 연구, 돌파적인 고고학 돌파적인 연구는 주어진 자료에서 나오는 법이 없다. 그 너머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돌파적인 고고학 성과는 언제나 그 물질 너머에서 나오는 법이다. 발굴을 통해 수습한 유물에서 돌파적인 연구가 나오는 법은 없다. 유물 너머, 유물로 남지 않은 저 너머에서 돌파적인 연구가 나온다. 고고학은 물질문화 연구가 아니다. 이걸 유형과 무형으로 나눈다면 언제나 돌파하는 연구는 무형에서 돌발한다. 그걸 모르니 매양 토기쪼가리 붙잡고는 물손질을 했니 마니 문양이 뭐니 마니 제작기법이 어케 변했니 마니 하는 헛소리가 넘쳐날 뿐이다. 돌파하는 고고학 연구는 토기가 아니라 토기 너머에 있는 법이다. 그걸 간취함을 고고학을 한다 하는 것이다. 그걸 부여잡고는 이건 중국 용천요에서 만든 청자인데 이것이 출토됨으로 보아 당시 중국.. 2023. 2. 22.
양식 타령하던 한국고고학, 이젠 기술타령 이 기술 타령이란 거 별거 아니고, 또 설혹 별거라 해서 달라질 건 눈꼽만큼도 없다. 하도 양식 타령만 한다 구박해서 그런지 요새는 죽어나사나 기술타령이라, 그것이 성곽이나 무덤으로 가서는 주구장창 축조기술 타령이라 솔까 뭐 볼 게 있는가? 성벽 타령 한번 볼까나? 그 긴 성벽 만들 적에 분할 축조라 해서 구간구간 똥가리똥가리 내서 이쪽은 어느 집단이 맡고, 저쪽은 다른 집단이 한다는 거 새삼스러울 거 눈꼽만큼도 없다. 이미 신라 진평왕시대 남산신성을 그리 쌓았다고, 그렇게 해서 3년 안에 무너지마 천벌 받겠다 맹세했고 다른 무엇보다 더 확실한 기록이 왕창왕창 있는 한양도성 축성 과정을 봐도 전국 팔도에서 인력 징발해 그런 식으로 쌓았다 했으니, 고고학 발굴조사를 통해 그것이 드러난다 한들 그게 무슨 대.. 2023. 2. 5.
무엇을 넘어 왜? 를 묻는 데서 고고학은 시작한다, 금동신발의 경우 고창 봉덕리 1호분 출토 백제 금동신발이다. 근자 보물까지 지정되었다. 나주 정촌고분 백제 금동신발이다. 이 역시 같은 시기에 앞과 같이 보물이 됐다. 이런 금동신발이 삼국시대 무덤에서, 그것도 이른바 왕 혹은 왕비 혹은 그에 준하는 중요한 권력자 무덤에서 더러 나온다. 발굴 사례는 꽤 많이 쌓였다. 종래 한국고고학은 저런 금동신발이 나오면 문양이 어떻고, 어느 계통에 속하며, 만든 시기는 언제냐에 매달렸으니, 저 유물이 그렇게 중요하다 하면서도 단 한 사람도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왜 금동신발인가?" 나는 단 한 사람도 이런 물음을 묻지 않았다는 게 신통방통하기 짝이 없었다. 내가 아는 학문이라면, 그것이 고고학이라면 모름지기 왜? 를 물어야 하며, 그것이 학문의 출발인데, 어찌하여 단 한 사람.. 2022.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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